역린 1 - 사도세자 이선, 교룡으로 지다
최성현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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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 :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 즉 군주가 노여워하는 군주만의 약점 또는 노여움 자체를 가리키는 말.




영화 역린을 본 뒤 읽기 시작한 원작 소설이에요. 영화에서 보이지 않았던 숨은 과거를 더욱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 이산을 보고 난 뒤.. 제게 있어서 정조는 애정 하는 왕으로 등극하였어요. 그래서 그 앞뒤의 인물들도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동이라는 드라마로 또 한번 그 즈음(앞)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죠. 역린 1권은 영조-사도세자-정조로 이어지는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왕과 신하 그리고 살수 등등의 인물들의 시선으로 번갈아가며 보여줍니다. 이야기는 연결이지만 주인공이 바뀌는 느낌이에요. 신선합니다. 드라마처럼 한 사람의 입장이 아닌 여러 사람의 시선에서 보여준달까요?

선왕이었던 경종이 사 년 만에 훙서하자 영조는 재위 후 형을 독살하고 왕의 자리에 올랐다는 의혹을 받고 소론 강경파들이 난을 일으키는 사건도 일어난다. 영조는 어려서부터 영특했던 아들 이선이 다섯 살 무렵부터 세자에게 양위하겠다며 조정을 흔들어댔고 열다섯 무렵에는 대리청정을 하게 되었다. 그 무렵부터 이선은 자주 아프기 시작했다. 노론은 동궁에게 올린 자신들의 상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임금에게 속삭여 이간질을 했으며 임금은 그 속삭임을 듣고 마음속에 의심과 불안으로 가득 찬다.
광백은 살인청부를 하는 사람 백정이며 경우가 없고 포악하다. 부상을 입고 찾아간 거간꾼이었던 칠복의 소개로 비밀살막을 운영할 꾼을 찾는다는 내시 안국래를 만나게 된다.
갑수는 흉년에 부모를 잃고 동생 을수와 몸을 피해있다가 굶어죽기 직전 광백을 만나 살막에 살게 되고 살수 훈련을 받는다. 살막에 도착한 첫날 동생 을수는 개에게 물려 죽고 한참 후에 살막에 들어온 을수를 닮은 이백이십노미에게 을수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자신은 을수 대신 내시로 만들어진다. ​
 
왕의 길이란, 생사의 경계, 그 칼날 위라는 것     -11p
권력을 쥐고 있는 노론은 그 권력의 높은 곳에서 내려가지 않기 위해 정적이라 생각되는 반대파인 소론을 죄다 발라내고 정치적 견해가 맞지 않는
선을 자신들을 편에 세우지 못할 바엔 자신들의 손으로 없애고 쥐고 흔들기 좋은 군주를 세우기 위해 끊임없이 손을 쓴다.
 
 
진위란 것은, 세상 밖으로 나온 두려움에 맞추면 되는 것이었다.
임금은 자신의 두려움에 당위를 부여했다. 세자 이선은, 그날부터 대역 죄인이 되어 다시 엎드렸다.        -287p
 

자신의 혈육이나 마찬가지인 사위에게 살수를 쓰는 것도 꺼리지 않고 아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지아비까지 버리는 것을 머뭇거리지 않는 모습들이 자기 욕심과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라면 인면수심도 불사하고 물, 불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이 보이네요.
슬픈 과거이고 슬픈 현실인 것 같습니다.
열여섯 번의 단락으로 나뉘어있고 매 번 서로 다른 인물들의 시선으로 바뀌기에 정신없을 줄 알았던 진행은 오히려 야금야금 겹쳐지는 이야기들을 짜 맞추며 아~그렇구나.. 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기에 재미있다고 말하려니 마음이....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캐릭터 하나하나가 버릴 수 없이 강해서... 서로 다른 이야기로 꾸며질 수도 있을 것 같을 정도네요..
 
영화를 본 이후여서인지.. 영화에서 생략되었던 모습들을 볼 수 있어 좋았고 영조와 정조의 뒤에 가려진 사도세자가 아닌 세자 이선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껏 사도세자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책은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갑수가 을수를 생뚱맞게 아꼈던 이유를 알게 되었고, 광백의 성격도, 왕들의 명분과 사연들도 조금 더 볼 수 있던 원작이었습니다.
이래서 원작이 있는 영화들은 책을 보고 봐야 더욱 즐길 수 있는 것인가 봅니다. 영화를 본 후 봐도 이번엔 재미있어서 좋았어요. 2권도 조만간 구매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전 역시 역사소설이 좋으네요.. 로맨스도 좋고.. 이런 뿌리 깊은 나무도 그렇고 역린 같은 분야도 좋습니다..
역모와 비리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의가 승리하는... 그런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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