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알사냥꾼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장수미 옮김 / 단숨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직설적이고 리얼한.. 또 누군가에겐 너무 좋아서 표지 디자이너를 만나 안아주고 싶은 느낌을 갖게 하는 제바스티안 피제크의 눈알 시리즈입니다.
첫 장에는 작가의 경고의 말이 있는데요. 주의해야 할 점이랄까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반드시 수집가를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연관이 없지 않다는 것과 사냥꾼을 먼저 읽는다면 수집가는 흥미진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당부입니다. 독립적인 이야기로도 손색이 없다 하니 다행인 마음이 들었으나 아쉽게도 눈알 수집가를 먼저 보지 않은 것을 초반에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연결선에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아직 눈알 시리즈를 안 보셨다면 수집가를 본 후 사냥꾼을 보시기를 추천드려요.

 
눈알 수집가는 스릴러를 좋아하는 주변 분들께 꽤나 애정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번 사냥꾼은 수집가 사건에서 활약한 미래를 보는 물리치료사 알리나와 사랑하는 사람을 모두 잃은 범죄 전문 기자 초르바흐 콤비가 새로운 모습의 악과 더욱 잔인해진 운명에 맞서는 이야기입니다.
 

율리안이 질식해 죽기 직전까지 정해진 시간에서 7분이 넘긴 뒤 율리안이 갇혀있을 현장에 도착하게 된 초르바흐. 그는 아들이 갇혀 있던 장소에서 잠겨있는 가방 하나를 발견합니다. 경찰을 따돌린 후 전화를 받았는데 13.10.71이라는 숫자를 불러주는 눈알 수집가 프랑크였죠. 아들을 살리고 싶으면 자살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알리나는 스토야 반장의 계략에 휘둘려 강간, 살인 혐의로 구속되어있는 차린 주커의 마사지를 하게 되는데, 주커는 자신의 이름을 딴 매스가 있을 정도로 유명한 안과의사이지만 낮에는 유능한 안과의로 저녁엔 사이코처럼 여자들의 눈꺼풀을 잘라낸 후 강간을 하고 내다 버리고 풀려난 여성들은 모두 자살을 한 잔인한 놈이다. 그런 주커를 마사지하는 동안 알리나는 미래를 보지만 경찰에게 말해야 할지를 고민하다가 타이밍을 놓치고, 숄레 형사에 의해 죽은 줄만 알았던 초르바흐가 있는 곳을 알게 되고 그동안 주커가 구속에서 풀려나고 알리나는 주커에게 납치된다.
 
 
눈알에 집착(?) 하는 끔찍한 사건들입니다.
아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아버지와 어떻게든 돕고 싶은 앞을 못 보지만 미래를 보는 여인, 피해자는 곧 가해자라는 미친 생각을 가진 안과의와 제정신이 아닌 사디스트 조력자 등등 얽히고 엮인듯한 인물들의 복선과 예상치 못한 결말에 당황스러웠어요.
어릴 적의 사연이 어쩌고저쩌고 다 제쳐두고 죽어마땅한 인물들이 줄줄이 나와서.. 가슴이 답답... 하기만 했달까요.. 두 가지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담겨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여전히 눈알 수집가는 잡히지 않고 율리안을 납치한 후 뻔뻔하게 살아 돌아다니고 있으며, 또 하나의 말도 안 되는 사건 후 정확한 증거를 찾지 못해 범인이 확실한 사람을 풀어주게 되고 그놈이 다시 사건을 일으킴에도 불구하고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엎친 데 덮치고, 산 넘으니 물 나오고 막.. 그런 상황이라고 하면 맞을까요.. 소설이지만.. 제발 이런 놈들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초반부터 밀어붙이는 이야기에 훅하고 휘말린 듯합니다. 정신없이 이야기에 휘둘렸어요. 읽으면서 화도 엄청 낸 것 같네요. 요리조리 안 잡히는 범인들 때문에 분노 또 분노 모드에 돌입하게 되더라고요.

열심히 읽다가 마지막에 닿았을 때의 그 기분이란..... 잘 밤에 침대에 누워서 보기엔 심히 부적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랄까... 주인공의 생각과 감정선이 너무 깊이 다가와 내내 암울한 느낌이 들었달까....


피체크의 여덟 번째 작품인 이 소설은 2011년 출간되어 그해 넬레 노이하우스의 <바람을 뿌리는 자>,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창백한 죽음>, 요 네스뵈의 <유령> 등을 제치고 '독일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크라임&스릴러'로 뽑혔다고 합니다. 한 번 잡기 시작하면 놓기 힘든 그런 책이었기에 인기를 얻은 것이 이해가 가긴 합니다만.. 

혹시.. 눈알 수집가에 이어 사냥꾼이 나왔듯.. 사냥꾼에 이어 또 다른 눈알 시리즈가 이어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