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
히구치 타쿠지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 아내에게 뭐라고 말하지? "
 
 
제목에 이끌렸던 책이에요. 딱 보자마자 헛!! 신선한데?!!라고 생각하고 선택했습니다.


췌장암. 남은 목숨은 약 6개월. 버라이어티 방송 작가를 시작한 지 22년. 미무라 슈지의 45년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내에게 앞으로 6개월 남은 사실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그는 그가 떠난 후 남을 아내와 아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병원에 들러 입원을 거부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만난 결혼정보 회사 간판과 함께 떨어진 청년에게서 들은 사연으로 떠오른 아이디어. "그래, 아내의 결혼 상대를 찾자!" 그때부터 슈지는 자신의 일과 함께 아내의 남편 될 사람을 찾는 데에 집중한다. 마치 거대한 프로그램을 구성하듯이...
 
 
헌데... 다 읽은 후 리뷰를 쓰려니 드는 생각이지만... 기본적으로 죽는 날을 앞에 두고 내 배우자의 또 다른 배우자를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갸우뚱....... 하기보다는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듯합니다. 어찌 보면 이해가 가다가도 또다시 보면 말도 안된다 싶은 이야기입니다. 아내 대신 결혼활동(일본엔 취업활동처럼 결혼활동이 있습니다.)이라니...
당장 죽을 날 받아두고 과연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한 가지 물어봐도 돼요? 왜 아내의 결혼 상대를 찾으려는 거죠?"
"좋은 가족이기 때문에, 내가 없어져도 끝내고 싶지 않아요. 좋은 프로그램은 사회자가 바뀌어도 계속되잖아요."  -190p
 
 
마치 뼛속까지 작가인듯한 주인공이었습니다.
아내를 위한 배우자를 찾기 위해 자료와 정보 수집을 위해 주변 인물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모든 이야기는 주인공 덕분이라는 대답. 그가 깔아놓은 작가로서의 프로페셔널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겠구나 싶었습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기는 현상인 건가? 할 정도로 칭찬받고 존경받는 주인공이지만 기뻐할 틈도 없이 꾸준히 아내의 결혼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소설이지만 안쓰럽달까... 안타깝달까... 한편으론 바보 같달까... 여하튼 그랬습니다.
 
 
추웠다. 하지만 겨울에 져서는 안된다. 봄이 올 무렵에는 아내의 새로운 인생에 벚꽃이 활짝 피게 해줘야만 하니까.  - 142p
 
 
정말 무난하게 제목처럼 자신이 죽은 후 아내의 배우자가 될 사람에게 아내를 부탁하고 죽으면 과연 끝일 것인가?! 하며 궁금증을 뒤로하고 읽던 중 아.. 끝이구나 하는 순간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순간 마지막엔 눈물이 또르르 흐르더라고요..
단편 일드 한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또 너무도 작가 마인드를 책 속에서 널리 널리 알려준 것은,, 아무래도 방송 작가 출신인 작가의 이력 덕이겠지요?
 
자신의 남은 날 보다 자기가 죽은 후 남을 가족을 더 걱정하는 슈지의 마음이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아내는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겠지요? ^^ 추운 날씨에 조금 따뜻해짐을 느끼는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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