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
 
 
이전의 책은 고이 모셔두고 개정판을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대략 바뀌지 않았을거라 생각해 출간소식 즉시 머뭇거렸었지만 추가되어있는 단편집이라는 것에대한 매력에 이끌리고 말았습니다. 말랑말랑한 이야기들을 탐낼 요즘같은 계절에 딱 맞는 이야기인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방송국 작가인 진솔은 개편을 맞아 자신이 일년넘게 맡아온 라디오 노래실은 꽃마차의 피디가 바뀐다는 사실에 생각보다 사교적이지 못한 그녀는 새 사람에게 적응해야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낍니다. 첫 프로그램 미팅자리에서는 의외이기도 하고 까칠하기도 한 이건피디에게 그닥 좋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함께 맥주를 마시고 대화를 하며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됩니다.
 
 
배경이 아마도 이 책이 처음 출간 된 2000년대 초반이아닌가 생각합니다. 초판이 나온 시절의 배경과 10년이 지난 지금의 시간적 차이가 가끔 눈에 보이는 듯 해 아련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Dear Diary
잘 자요. 좋은 꿈꾸고. -162p
 
 
설레임 가득한 문자 한 통에 내 심장이 다 말랑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쉬이 마음주기 겁내하고, 마음을 줬지만 다시 상처받는 것이 겁나 도망쳐 버리려하는 진솔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나와 조금 비슷한면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참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용기내 고백하고 이건에게 다가갈 수록 상처받는 모습에 함께 슬퍼하고 눈물지으며 진솔이라는 캐릭터에 푹 빠져있었던것 같습니다.
 
사서함 110호는 건피디와 진솔작가의 인연을 맺어준 라디오 꽃마차의 사서함 주소입니다.
그들의 인연은 아마도 같은 프로그램을 맡지 않았어도 언젠간 이어졌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정말 그들을 잇고있는 붉은 실은 너무 잦은 전화로 블랙리스트에 올라있긴 하지만 꽃마차의 애청자였던 건피디의 할아버지인 이필관 옹이시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무심한듯 던지시는 한 마디가 두사람의 정곡을 콕- 찔러주셨달까..
 
건피디는 차가운 도시남자의 이미지를 가졌지만 자신의 연인에겐 한없이 따뜻하고, 진솔은 소극적이고 경계적이지만 의외로 따뜻하고 정이 많아보였으며, 건의 친구이자 오랜 짝사랑이었던 애리는 연약해보이는 외모와달리 자신의 소신이 확고하고, 그 연인 선우는 바람같은 남자였죠. 애리와 선우는 왠지 밀어주고싶은 커플이랄까.. 그래서 건과 진솔의 애정전선에 이상기후를 보이게 할때마다 미워해야하는데 미워할 수가 없었습니다. 책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다 너무 매력적이라 애정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싱긋 웃는 건의 미소가 눈부셔 진솔은 어쩐지 두렵고도 짠한 마음이었다. 해변을 향해 돌아서는 그의 어깨와 등, 짧은 머리카락 아래 드러난 꺠끗한 목덜미도 그녀의 가슴을 파고 들었다. 서해 바다 위로 저녁노을이 물들어 수평선은 푸르고 붉은 색감으로 온통 젖어 있었다    - 110p
 
 
로맨스이지만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민망하지도 않고 순수해보이고 달달해서 너무 매력적인 그런 이야기 였습니다.
봄이오면 꼭 이같은 사랑을 해 볼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환상을 그리게 해주기도 하고말이죠.
어쩐지 어디선가 실제로 일어날법한 또 있을법한 그러한 이야기에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그 곳으로 가 볼 수 있을것같아 언젠가 마포,인사동,낙산공원,이화장 등등 건과 진솔의 흔적이 있는 그 곳들에 큰맘먹고 한번 가보려고합니다.
 
또 추가로 실린 단편 비오는 날은 입구가 열린다는 본편 속에서 왠지 모르게 설레이게 다가오는 문장이었습니다. 그 문장이 단편으로 이어진다 생각하니 왠지 짜릿한 기분이 들었는데.. 막상 단편속 이야기는 잔잔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왠지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이도우작가님의 책은 어쩐지 달콤한 봄향기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은은하지만 중독성이 깊달까요..? 앞으로 또 언제쯔음 새 이야기를 내주실지 수시로 기다리게 될 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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