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야마구치 마사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시체가 다시 살아난다. 우리가 흔히 공포영화에서 본 좀비같은 존재가 아니다. 죽을때의, 죽기전의 기억을 고스란히 안은채..

" Memento Mori - 그대 죽어야 할 존재임을 잊지 말아라 "

성서에서는 하늘의 심판이 있는날 죽은자들도 살아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했다. 죄가 없다면 살아움직일것이고 죄가 있다면 그 영혼마저 죽으리라..
어느 사막옆의 마을에서 일흔에 가까운 한 노인이 죽었다. 모든 의학적견해의 결과 사망진단이 내려졌고, 시체를 방부처리하고 관에넣어 자택으로 돌려보내졌는데 야식을 먹고있는 가족들앞에 걸어나와 '나에게도 칠면조 샌드위치를 만들어다오'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앉는다. 그것을 시작으로 어느하나 연관성이 없는 시체들이 곳곳에서 되살아난다.
프랜시스(그린)는 발리콘가의 막내아들인 영국인아버지와 일본인어머니의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생활하다 어느날 갑자기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함께 살던 할머니마저도 그가 고등학교를 채 마치기 전에 돌아가시고 만다. 그 때부터 '죽음'이라는 것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되고.. 그는 모든것을 처분한 뒤 영국으러 넘어와 생활하다 미국의 대학에 입학해 장의학을 공부하고 엠바밍(시체 방부처리, 사화장기술)을 익히려고 하던찰나에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그의 변호사에게 전해듣고 툼스빌의 스마일리공동묘지에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어느날 할아버지가 정한 다가회시간이 지나고.. 돌연 그린은 죽어버리는데...


출판등록이 된 시점이 1989년으로 되어있고 일본인 작가이기에 긴다이치코스케 시리즈의 요코미조세이시 작가를 떠올리며 선택한 책이었다.
복잡한듯 하지만 간단하게 추리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책을 읽을수록 미스테리에 빠졌고 주인공이라 생각했던 그린이 죽어버리는 순간엔 정말 뭐 이런 책이 다 있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세상에.. 주인공이 죽어버리면 이야기는 무엇이 이끌고 간단 말인가!

기본적인 이야기 만으로도 650페이지에 가깝고 전체적인 페이지가 700페이지에 가까워 엄청난 줄거리를 늘어놓아도 이 책의 설명에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엄청난 두께감에 덜컥 겁을 집어먹었지만.. 읽는 동안의 지루함은 느낄 수 없었던 듯 하다. 오히려 지루한감없이 술술 진행되는 것에 놀랐지만.. 그에비해 읽을 페이지가 줄지 않는다는 좌절감도 맛봐야했다. 범인은 누구냐, 결론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하는것이 궁금하지만.. 그저 읽을 수 밖에..

일본작가에 혼혈이긴 하지만 일본인 청년이 주인공임에도.. 배경은 미국이고 발리콘가는 스마일리 공동묘지를 운영하는 장의家이다.
그래서인지 죽음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와 장의쪽 관련하여 많은 이야기가 나와 새로운 것을 만이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시체가 살아 돌아온다는 기본적인 줄거리를 보고 으시시한 공포와 미스터리가 뒤섞인 스릴러 혹은 추리물일거라 생각했지만 스시시한 감정보다는 왜, 어떻게 라는 질문을 많이 던지게 만드는 의외의 전개를 가져왔던 것 같다.

전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가족구성원들.. 그리고 형사들, 관계자들을 보며... 절대 쓸모없는 사람들 뿐이라며 기막혀하기도 하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기도 하는 무거운 책이었다.
속전속결, 간단한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본다면.. 확실히 지루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아마도 그래서 과거 10~20년간 랭킹 1,2위를 반복하며 인기를 끌었을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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