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청춘소설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

요노스케 이야기 ㅣ 오늘의 일본문학 7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1월

요시다 슈이치.. 현재 일본에서는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악인, 동경만경, 일요일들, 퍼레이드 이라는 책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것으로 알고있는데 그간 눈치껏 작가의 이력만 살피다가 이제야 처음으로 만나는 작가였다.

책을 보는 동안 어쩐지 드라마나 영화로 본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작가에 관해 검색을 해 보니 그것이 요시다 슈이치의 특징인 듯하다. 일상과 인간의 탁월한 묘사와 눈앞에 영상을 보여주는 듯한 글, 높은 흡입력으로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했다.

 

이제 막 졸업하고 도쿄의 대학에 입학하게 된 요노스케가 시골에서 올라와 도시생활을 하면서 겪어 나가는 소소한 일상들을 이야기한다.

순박하고 어리버리해 보이는 요노스케가 학교에 입학해 친구를 사귀고, 여자 때문에 고민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동아리활동도 하는 등 우리의 주위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그런 이야기 이지만 하루하루 요노스케가 성장하는 1년동안의 모습을 보여준다.

중간중간 요노스케의 친구 혹은 잠시나마 함께 했던 사람들의 시선으로 아- 요노스케... 라며 요노스케를 추억하는 것도 재미를 더해준다.

오랜 시간이 지나 문득 사람들에게 떠올려지는.. 어쩌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한 미성년에서 성년이 되어가는 시기의 남자의 소소하지만 친구의 결혼, 아이, 난민과의 만남으로 인한 미래에 대한 고찰이 차근차근 그려지며 그다지 평범하지 않아 보이게 된다.  

    "여러 가지 것들에 YES라고 말해줄 것 같은 사람이 있었지."

    " .......물론 그래서 실패도 많이 했지만,

      그런데도 NO가 아니라 YES라고 말할 것 같은 사람..."

                                                          - 428p 

가끔은 어리버리하고 황당한 요노스케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기도 하며 요노스케와의 1년간의 생활이 끝났다.

내가 뭐하고 있는걸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 이 책을 보면서 어쩌면 나도 아직 크고 있는 것인가보다.. 라는 생각이 들어왔다.

청춘소설이라는 것을 별로 본 기억이 없어서일까.. 어째서 인지 요노스케가 한발자국씩 앞으로 간다고 느낄 때마다.. 요노스케가 조금 더 단단해지나보다.. 라고 느낄 때마다 어쩐지 내가 힘을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내가 조금 더 단단해 진다는 느낌이 들어 왔달까..

그저 재미있기만 하다고 느껴지던 중에 결국 감동을 함께 느끼게 해준다. 아- 이런게 요시다 슈이치구나...

 

지하철에서 일본인을 구하다가 자신의 목숨을 잃은 故이수현씨가 연상되는 이야기들로 한.일 동시출간의 요시다슈이치의 미묘한 관심도 느껴졌고,

언젠가 나도 이렇게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아, 그런 사람이 있었지~' 라는 느낌으로 남는 사람이 되기 위해 조금 더 하나의 사람으로서 발전해야 겠다.. 라는 생각도 들게 해 준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아.. 청춘소설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