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비프케 로렌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레드박스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흥미진진한 제목이었어요. 자기 전 갑자기 떠오르면서 내가 그때 왜 그랬지!!!??? 하면서 막 이불 차기 시전하는 그런 기억, 누구에게나 하나씩 있기 마련이잖아요? 근데 이런 제목의 책을 보니 손이 안 가려야 안 갈 수가 없습니다. 사실 몇 년 전에 비슷한 제목의 책을 궁금해했던 적이 있던 터라서 더 궁금해했던 것 같아요. 예전에 궁금해하던 그 책이 재출간되어 나오면 또다시 시선이 가기 마련이니까요.


어느 날 부모님 몰래 대학을 그만두고 카페 알바를 하던 찰리. 본명은 샤를로타.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찰리라는 이름으로 그녀를 부른다. 첫사랑의 트라우마로 제대로 남자를 사귀지 못했으며 과거의 실수들로 애매하게 살아가고 있던 중에 동창회 참가 편지를 받게 되고 동창들의 잘 나가는 모습을 보고 나니 마음이 좋지 않던 중 지금의 생활을 바꾸기 위해 헤드헌팅 회사를 찾는데 그곳에서 만난 여자가 과거를 지워주겠다는 제안한다.


소설이지만... 과연 과거를 지우고 나면 그때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너무나 영화 같은 이야기. 아 참, 소설이네요.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을 실수라고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찰리였기에 기억을 지우고 새 인생을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어떤 식으로라도 실제 이런 것이 가능하다면 나쁜 일에도 쓰일 수 있겠다....라며 괜히 혼자서 심각해져 봅니다.

찰리는 참 솔직합니다. 그냥 이러면 누군가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나 고민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참 좋아 보였어요. 나는 못하니까 대리만족 같달까... 어찌 보면 이기적인 것 같고 너무 방탕해 보일 수 있을지언정 내가 하지 못할 일을 대신 눈으로라도 보니 즐거움이 어느 정도 따릅니다.

책 자체가 읽기 전에는 그냥 가벼운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소설과 개발서의 경계 그 어디매쯔음 같은 느낌이랄까... 29살의 경계에 서있는 주인공이 기억을 지우고 난 후 과거의 인연까지 다 변화되는 모습이 뭐라 말해야 좋을까요... 참.. 흥미롭습니다.

과거의 기억을 지운다고 본인이 했던 일이 없어지고 과연 행복해질까요? 찰리를 보고 있으면 질문에 대한 해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부끄럽게 생각했던 기억을 지우고 나니 지워버린 나쁜 기억의 첫사랑과 결혼을 하게 되고 삶이 바뀌지만 이상하게 만족스럽지 않은 삶. 이쯤 되면 누누이 말하고 들어온 사람의 본성은 바뀔 수 없다는 것이 이런 것(이야기)에서도 보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궁금함에 못 이겨 찰리처럼 과거의 기억을 담아둔 CD를 재구매하게 되면... 그 기억을 보고 나서 올 충격은... 으.. 생각하기도 싫네요.

분명 진지한데 코믹한 느낌도 들고 묵직한데 가벼운 느낌도 들어서 참 요상합니다.
과거를 지우고 행복하게

이 책은 독일에서 출간 이후 10년 넘게 스테디셀러에 오른 책이라고 해요. 아쉽게도 유머 코드가 저랑은 조금 맞지 않았지만 과거를 지운 여인이 새로운 삶을 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생기발랄하고 유머러스하게 엮어내면서도 인생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거, 영화화 안됐나요?? 영화로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왜 아직 안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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