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 못합니다. 그 상처를 이해하는 일은 아프면서 동시에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우리 몸은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때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그 상처까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몸은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이런 연구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인간의 몸에 새겨진 사회적 경험이 얼마나 강력한것인지를 말해주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생애 초기의 경 험일수록 그렇습니다. 어머니의 배 속에 있는 태아나 막 태어난아이가 굶주리는 것은 같은 기간 성인이 굶주리는 것보다 훨신더 치명적일 테니까요..
원진레이온(당시 ‘흥한화학섬유‘)은 1964년 당시 "오래된 기계라서 서류도 폐기되어 가격도 알 수 없던" 그 기계들을 인수합니다. 그것도 36억 엔이라는 당시 중고기계로서는 매우 높은금액이었습니다. 그 높은 가격은 일본이 한국에 공공자금 형태로 내놓은 배상금이 기계 값으로 일본의 동양레이온에 다시 유입되는 형태로 지불되었습니다.
아픔이 기록되지 않았으니 대책이 있을 리도 없었겠지요. 그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던 국가는 그 아픔을 개개인에게 넘긴채, 계속 정권이 바뀌며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세월호 참사마저그렇게 보내고 나면, 우리에게 공동체라고 부르는 무엇인가가영영 사라져버리지는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얼마 전 일본의 재난 연구자 한 분을 만났다. 일본의 쓰나 미 등 대형 재난을 겪은 지역에는 정부가 여러 지원을 수행하지 만, 누구도 그 내용을 입에 올리지 않고 언론도 보도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원 내역을 국민과 공유하는 것이 당사자에게 도움되는 특수 상황이 아니라면 재난 당사자가 애도하고 치유에 집중 하도록 사회가 침묵해야 한다. 그게 한 사회의 감수성이고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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