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평범해 김영진 그림책 15
김영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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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별한 것이 좋았습니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읽고 있는 책, 갖고 있는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다보면 나 스스로도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죠.
조금씩 어른에 가까운 사람이 되어가며 그 의미부여가 참 부질없이 느껴지는 순간들도 많았어요. 그때부터 였을까요. 평범한게 제일 좋은거야. 평범하게 사는게 제일 어려운거야. 어른들의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어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점점 줄어들고 그만큼 설렘도 줄어드는 삶. 어른이 된다는건 그런 것이라 생각하며 익숙해졌습니다.



이 책의 제목은 <나는 너무 평범해> 입니다.
내 아이가 이런 말을 한다면?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누구보다 특별한 너인데 평범하다니!
이 책의 주인공인 그린이는 나에 관한 글을 쓰며 첫 문장에 이렇게 적습니다. "나는 너무 평범하다."
나는 잘하는 것도 없고 심지어 남들이 다 하는것도 못합니다. 텔레비전 속에는 특별한 사람이 가득한데 나는 왜이리 평범한걸까요? 모든 사람이 특별하고 그것들이 모두 조화를 이뤄 아름다움을 만들어 간다는 선생님의 말도 너무 어렵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그린이의 생각은 바다와 할머니, 이름도 예쁜 오이소박이, 빗소리, 자전거소리, 낙엽소리로 이어집니다. 낙엽과 치킨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는 그린이의 글은 이미 그린이가 평범하지 않은 아이임을 알게 합니다.
반 아이들 앞에서 '나에 관한 글'을 읽고는 큰 박수를 받고 조금은 특별해졌을까 생각하는 그린이. 수학 시험을 망치기도 하고 아빠가 글을 액자로 만들어 오기도 하며 그린이는 평범함과 특별함 사이를 오가는 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린이는 평범한 아이일까요? 아니면 특별한 아이일까요? 그린이 아빠의 말씀처럼 평범함과 특별함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삶일까요? 역시나 어려운 말이지만 알 것도 같습니다. 그러고보면 그린이나 저나 정신연령은 같은가봐요. 그래도 평범함 속 특별함을 찾아내는 그린이의 눈은 저보다 한수 위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삶의 구석구석에서 나만의 낙엽소리를 찾아내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특별한 평범함들이 삶을 아름답게 만들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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