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멘탈을 위한 심리책 -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고 부서지는 당신에게 필요한 마음의 기술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전경아 옮김 / 갤리온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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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마자 딱 내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리멘탈. 아마 나는 유리 멘탈이 아닌 웨하스 멘탈일 것이다. 건들이면 바스라지는 멘탈의 소유자가 바로 나이다. 그래서 나는 나를 참 싫어했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고, 눈치 보며, 스트레스를 남들보다 많이 받는 내 성격은 스스로를 괴롭히기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느꼈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좋은 점을 찾으려 노력했었다. 감정의 폭이 넓기에 타인에 감정에 공감하고 위로해 줄 수 있다는 점과 자주 부서지는 멘탈 이기 때문에 나는 남들보다 견디고 이겨내야 할 날들이 많았지만, 버티고 하나씩 이겨내다 보면 어느새 한층 성장한 내가 있었다. 조금은 나를 돌보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럼 에도 나는 감성적인 내가 여전히 좋지만은 않다. 덜 스트레스 받고 나의 마음을 돌보고 싶다는 마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쓴다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했었다. 20살이 되고 나서 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내가 생각보다 남들 시선을 신경 쓰고 있구나.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때의 나는 나의 외적인 요소부터 성격적인 부분까지 타인이 보기에 이쁘고 좋은 사람이었으면 하는 마음에 나의 부족한 점만 바라보며 자책했었고,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서서히 망가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의 결핍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남을 신경 쓰지만, 그냥 그들의 생각일 뿐이라고 여기며 나의 가치는 누구에 의하여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다니는 것 같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자신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내가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며 나는 나로서 충분히 빛나고 가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진짜 내가 바보 같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언제이냐면, 완벽할 수 없으면서 완벽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 인 것 같다. 그만큼 노력하냐고 묻는다면 사실 나는 게으르다. 그러니 어이없으면서도 스스로 얼마나 바보 같다고 느끼겠는가. 좋은 사람, 착한 성격,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끊임없이 나아가지만, 자신을 돌볼 줄 아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 사랑을 주는 법도 알며, 타인이 주는 사랑을 온전히 받을 줄 아는 사람, 나에게도 배울 점이 있으며 타인에게 배울 점은 배우고 끊임없이 성장해 나가는 사람, 나의 단점은 고쳐나가되 장점은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사람, 거기다 외모는 이쁜 사람. 등등 앞에 나열한 것들은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들이다. 쓰다 보니 나는 참 스스로 숨 막히게 만드는 것 같다. 현재는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선에서 노력하고 있다. 모든 것을 이룰 순 없어도 비슷한 사람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 됐건 모두에게는 아니어도 나를 사랑해주는 이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건 사실이니까 말이다. 나처럼 쓸데없는 완벽주의자 성향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당신을 사랑해주고 곁에 있어 주는 사람은 늘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살아오면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 뭐냐면, “너는 살 빼면 분명 이쁠 텐데 왜 안 빼?”와 “내가 장담하는데 너는 살 빼면 100% 이뻐” 였다. 처음 들었을 때는 칭찬으로 들었지만, 매번 듣다 보니 지금의 나는 이쁘지 않다는 건가? , 내가 살 뺀다고 이뻐질까? 라는 생각으로 상처만 쌓여 갔었다. 그들이 칭찬으로 내뱉은 말들이 나에겐 상처가 되고, 급기야 먹고 토하는 증상까지 생겼었다. 살에 대한 집착이 나를 갉아먹고 괴롭히고 있던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지만 무례한 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 나는 이대로도 좋고, 지금도 이쁜 존재니까 칭찬하는 척하며 나를 판단하고, 무례하게 굴지 마세요”라고 말이다. 앞으로도 나는 지금도 아름다운 존재라는 사실을 새기며 살고 싶다. 타인에 무례한 말에 흔들리지 않는 내가 되길 바란다.

내가 한창 우울증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운동도 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고 얘기했었다, 나는 그 말에 반감이 심했고, 기분이 좋지 않았었다, 나도 누구보다 잘 아는 부분이었고, 그게 됐으면 내가 우울증에 걸렸겠나. 라는 생각에 힘겨웠기 때문이다. 내가 당연한 일도 해내지 못하는 사람처럼 느껴졌고, 나아지기 위해서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만 같았다. 나는 사실 나름대로 치열하게 우울증을 이겨내려고 했었는데. 사람들은 힘을 낼 수 없는 나에게 힘내라고 채찍질을 했었다. 지금은 쉬어가야 하는 순간이 오면 쉬어가려 한다. 긍정적인 생각은 분명 삶에 도움이 되지만, 힘든 순간을 억지로 이겨내려고 하고 싶지는 않다. 충분히 아파하고, 나를 돌보다 보면 분명 지금처럼 힘을 내서 살아갈 힘이 생길 것이라 믿는다.

이전에 나는 혼자 있는 것을 힘들어 했었다. 연애할 때를 예로 들자면, 나는 상대가 일 때문에 연락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불안해하며 힘겨워했었다. 그만큼 힘든 시간이 길어졌었고, 스스로 지쳐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느 시점부터 혼자 보내는 시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내가 할 일을 한다던가, 취미 생활을 만들기 시작했었다. 혼자서도 잘 지내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을 수 있었고, 이러한 시간이 힘들지가 않았었다. 물론 여전히 사람을 찾고 의지하지만, 이전에 비해 성장했다는 것을 느끼는 것 같다. 지금은 내가 나를 돌봐야 행복할 수 있고, 혼자 있는 시간을 온전히 즐겨야 힐링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지금의 나는 혼자 있는 내 시간이 소중하고 중요하다.

외로움이 느껴지면 받기를 원하기보다 줘야 한다는 작가님의 말이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나는 외로움을 느낄 때 늘 상대를 찾았고, 연애를 시작했었다. 물론 외로움을 해결하기는커녕 외로움이 배가 되고, 우울함만 크게 남았었다. 주는 방법을 알아야 받을 줄도 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사랑을 주게 될 때 나는 행복했었던 것 같다. 마음속에 따뜻함이 가득 차 있었던 순간은 무언가를 받을 때가 아니라 줄 때였는데. 나는 왜 늘 받기만을 원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는 조금 더 성숙하게 외로움을 달랠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다.

이 책은 내 얘기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었다. 그 속에서는 내가 경험해서 깨달은 부분도 있었고, 당연하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내용도 담아져 있었다. 힘들고 지친 일상 속에서도 나를 지킬 수 있길. 타인을 돌볼 줄 알며, 나를 사랑할 수 있길 바래본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유리 멘탈이겠지만, 깨지고 부딪히더라도 그 안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을 찾고, 언제나처럼 이겨내고 성장하길 바란다. 조금은 피곤하게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오늘도 너무 수고했다는 얘기를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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