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일년동안 지난 시간들을 자발적으로 때론 반강제적로 복기했다. 애도하고 이별하는 시간들이었다. 암울하고 기이한 아일린이 고통받는 환경에서 탈출하기까지 이야기에 내가 겹쳐졌다. 비슷한 시기에 만난 아일린과 난 운명같은 자매같단 묘한 생각을 하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나는 조수석에 몸을 푹 파묻고 술을 마시며 김 서린 창문을 내다보았다. 옛 세상이 스쳐지나며 멀리 저멀리, 가고 가고 또 가서, 결국 나처럼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서로의 흉터에 입을 맞추고 사는 삶은삶의 다른 나쁜 조건들을 잊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