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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인문학 공부
김종원 지음 / 시공사 / 2021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에 비해 내용이 어마어마한 책인 것 같다. 제목만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인문학적 소양을 쌓고자 했으나, 마지막 페이지를 닫는 순간의 나는 이미 한 단계 성장을 마친 상태였다.
나는 크게 세가지의 키워드가 기억에 남는다.
첫째는 '고독'이다. 나에게 외로움과 고독은 부정적 이미지의 동의어에 불과했으며, 단 한번도 그 둘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고독은 외로움과 달리 스스로가 원해서 찾게 되는 것이며, 무한한 영감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 즉 외로움은 우리를 약해지게 하지만, 고독은 반대로 성장에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사색'이다. 괴테는 매일같이 등산과도 같은 산책길에 오르며 사색을 즐긴다고 했다. 나는 평소 회사에 도시락을 싸들고 출근을 하는데, 혼자 먹다보니 점심시간이 여유로울 때가 많다. 그래서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청계천변을 산책한다. 괴테처럼 사색을 하던 것은 아니고, 그저 풍경과 사람 구경을 하며 여유를 즐기던 것이다. 이 책을 완독한 이상 아무래도 사색의 세계에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엇보다도 나를 내적으로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란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고정관념'이다. 나는 책을 읽으며 고정관념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고정관념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그 수가 적다는게 문제지.' 이 문장이 내 마음 속에 들어와 콕 박혀버렸다. 내가 얼마나 시야가 좁은 사람이었는지 깨닫게 해주는 힘 있는 문장이다. 오만하게도 나름의 고정관념 몇가지를 가지고선 사람을 파악할 때의 잣대로 사용하곤 했다.
이 책은 정말 영양가가 가득하다못해 폭발하는 중이다. 책 곳곳에서 작가의 의식수준과 인격이 묻어나며, 인문학의 힘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어떤 혼란의 시대가 와도, 어떤 폭풍 같은 상황 속에서도 내면이 건강하고 지성이 가득한 인간으로 한 단계 나아가고 싶다면 필독해야 할 책이다.
이 작은 책 한권이 당신의 생각의 깊이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깊고 넓게 트이도록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