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까짓, 털 - 나만 사랑하는 너 이까짓 1
윰토끼 지음 / 봄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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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마음 속으로 품고 있던 생각들, 하지만 부끄럽고 말 주변도 없다는 핑계로 그저 혼자만의 생각으로 미뤄두었다. 작가의 속시원한 책 덕분에 오늘 두다리 뻗고 잘 잘 수 있을 것만 같다.
책 내용 중에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았다. 중요 부위에 털이 나기 시작하고, 가슴에 몽우리가 져서 점점 커져가기 시작할 무렵 목욕탕에서 같은 반 친구를 보고는 놀라서 몰래 숨어버린 일. 봄이나 가을에 투명 스타킹을 신을 때마다 그새 훌쩍 자라버린 털에 귀차니즘을 이기고 결국 시원하게 밀어버린 일 등.
나는 이 책의 저자와는 반대로 몸에 털이 많지 않고, 색도 연한 편이다. 학생일적에는 친구들의 검고 강인한(?) 털을 보며, 오히려 솜털같은 내 털이 부끄러웠다. 아직 나만 어린 애 같고, 덜 자란 것 같은 느낌이라 은근히 뒤로 숨기 바빴다.
물론 수염이 나지 않는다는 점만은 너무 좋지만, 겨털 몇가닥 작고 소중한 소중이털들을 위해 왁싱을 하기도 애매하고, 직접 관리하기에도.. 에휴. 포기다, 포기!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되게 웃기는 일이다. 도대체 이까짓 털이 뭐길래, 이 작은 존재한테마저 프레임을 씌우는가 싶었다.
사실 털이 없는게 더 이상한건데.. 흠.
간만에 아주 톡톡튀고 재미난 책을 읽었다. 중간중간 나오는 일러스트도 너무 귀엽고, 가독성도 매우 좋았다. 털에 굉장히 진심인 편인 작가님 덕분에 책과 맥주를 옆에 끼고 불금을 '털털'하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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