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도쿄
김민정 글.사진 / 효형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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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돌아가셨다. 이래도 되는 걸까......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우리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말하는 ‘사람’은 나도 아니고 엄마도 아니다.
내 가족만큼은 예외다. 내 가족도 분명 사람이고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겠지만, 그 죽음이 우리를 비껴갈 것이라고 믿으며 우리는 살아간다.
아무런 근거도 이유도 없으면서.‘
-엄마의 도쿄 본문 중 195p-
<엄마의 도쿄> 책장을 넘겨보기 전에는 주홍색과 빨간색 사이에 예쁜 색깔의 표지를 보고 엄마와 여행을 떠난 딸의 달콤 훈훈한 여행 에세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도쿄는 그녀가 잠시 머물다간 여행지가 아니었다.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급작스럽게 돌아가신 후 그녀 나이 16살 이후로 동생과 엄마와 함께 한국을
떠나 살아온 곳이고, 그녀의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도 계속해서 살고 있는 곳이다. 그녀는 책에 ‘먹고살기 위해’ 떠났다고 말한다. 남부럽지 않게 살던
그녀의 가족이 일본에서 특히 그녀의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지 그녀가 담담히 써내려간 글 속에 드러난다. 그녀의 엄마는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골든바’라는 가게를 운영하며 두 아이들을 키워냈다. 그녀는 이 책에서 솔직하지만 담담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엄마와의 추억을 풀어낸다.
 
돌이켜보면 그때가 힘들기만 한건 아니었지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때가, 오히려 그때가 좋았다고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그걸 그 당시에 알기란 쉽지 않다.
그녀는 엄마와 함께 보낸 작은 시간들까지 꼼꼼히 기억하고 추억한다. 그녀는 소소한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일것이다. 그녀의 글을 보면서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소소한 행복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나눈 감사한 시간들에 대해.  엄마가 돌아가시고
추억을 곱씹으며 이 책을 내기까지 그녀는 많이 울고 많이 행복했을 것 같다. 휴, 엄마한테 잘해야지.
 
나는 나만 힘든 줄 알았다. 나만 아빠가 없고, 나만 금수저 없이 태어났고, 나만 책임이 무겁다고 여겼다. 엄마 생각은 못 했다.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었다는 것도, 엄마가 우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밤낮으로 전전긍긍했다는 것도, 나는 알면서 몰랐고 모르면서 알았다. 내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모른 척했고 아는 척도 했다. 엄마에겐 그래서 기도와 묵주가 늘 필요했던 건지도 모른다. -247p-’

 

‘나는 나만 힘든 줄 알았다. 나만 아빠가 없고, 나만 금수저 없이 태어났고, 나만 책임이 무겁다고 여겼다. 엄마 생각은 못 했다.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었다는 것도, 엄마가 우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밤낮으로 전전긍긍했다는 것도, 나는 알면서 몰랐고 모르면서 알았다. 내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모른 척했고 아는 척도 했다. 엄마에겐 그래서 기도와 묵주가 늘 필요했던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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