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릴 파리슈타의 환각(이자 꿈)에서 그 자신은 대천사 지브릴(가브리엘)로, 신의 계시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먼저 지브릴은 마훈드와의 만남에서 천사와 악마의 경계는 허물어져 있음을 암시한다. 자힐리아는 라트, 마나트, 우자라는 신을 모시며 신전으로부터 수입을 얻는 힌드와 남편 카림 아부가 거주하고 있다. 어느날 아부 심벨은 라트 신에게 신탁을 받아, 예언자 마운드의 세 제자(페르시아인 살만, 물장수 할리드, 해방된 노예 빌랄)에게 시를 지어주기로 결심하며 이를 계기로 마훈드는 콘산에서 지브릴과 대면하게 된다.
이후 지브릴의 계시를 받은 마훈드는 기존의 신(라트, 마나트, 우자)을 모시는 힌드에 의해 이단으로 몰려 습격당한다. 힌드는 모래, 마훈드는 물이라는 말과 함께 시공간을 초월한 대척점의 관계가 끝없이 반복될 것임을 암시한다.
지브릴의 또 다른 환각 속에서 이맘은 라트(알 라트)로 추정되는 환신인 아예사를 살해함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아예사는 나비로 둘러쌓인 신비로운 여성 비비지로 이어진다. 지브릴은 비비지와 함께 미르자 사이드 악타르와 그의 아내 미샬 악타르의 집에 머무르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비비지를 티틀라푸르(나비 마을)의 환신 혹은 불가촉 천민 술신의 정신 나간 여성이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마을사람 대부분은 그녀를 따라 하느님의 품으로 순례를 떠난다.
지브릴의 이야기가 꿈속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사건이라면, 참차의 이야기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비현실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참차가 악마로 변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도 짐작이 가지 않는다. 유사 매춘을 한 것 이외에는 (지브릴도 마찬가지로 돼지고기를 먹고, 유사 매춘과 불륜을 저질렀다.) 큰 죄를 지은 것 같지는 않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슬람의 종교적 배경과 그 사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못한 나의 오류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브릴의 환각 속 인물들이 참차의 현실에서 비슷한 이름으로, 비슷한 갈등을 겪으며 등장한다. [악마의 시]는 과거와 현재, 미래 뿐만 아니라 꿈과 현실까지도 관통하는 넓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복잡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다소 있었다. 그러나 유일신과 다신교의 관점을 넘나드는 지브릴의 환각과 현실의 번뇌 속에서 악마의 현신이 되어버린 참차의 이야기는 읽을 수록 흥미로웠다. [악마의 시1]을 마치고 [악마의 시2]로 넘어가 멀어진 지브릴과 참차가 다시 만나 어떤 갈등을 빚을 것인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