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권력, 섹스, 죽음, 사랑. 천사와 악마- 그런 놈들이 왜 필요하지? 노벨문학상 수상자 싱어가 창조한 '최후의 악마'가 티셰비츠의 다락방에서 물었다: '악마는 왜찾아, 인간이 곧 악마인데?' 그러자 참차의 균형감각이랄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고방식이 반사적으로 한마디 거들었다: '천사는 왜찾아. 인간도 천사를 닮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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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시 2]에서는 신과 인간, 천사와 악마의 분별이 몹시 난해하다. 대천사의 형상을 한 지브릴은 성적인 욕구는 물론 질투에 있어서도 그 누구보다 동물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악마의 형상을 한 참차는 표면적이지만 친구의 아이를 가진 아내를 용서하고 무려 그들의 동거를 허락하는 대인배다. 지브릴의 환상에서 보여지는 마훈드와 바알이 그렇다. 마훈드는 아트리브에 성공적인 전도를 마친 후 자할리아로 돌아오며 그의 심복 할리드를 이용해 자할리아 신전의 여신을 베어버린다. 결국 자할리아 신전의 주인 힌드 또한 마훈드의 종교로 개종하며 마훈드와 지브릴은 "아류"였던 과거와 달리 "주류"로 거듭난다.
"주류"가 되면 바른 말씀이 지닌 본래 의미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것일까? 마훈드의 서기 살만은 점점 그의 권력과 교리에 불만을 갖게 되었고, 지브릴의 계시를 임의로 바꾸며 점점 막장으로 치닫는다. 또한 다른 "아류"가 등장하게 되는데, 그것은 자할리아의 유곽 내 시인 바알과 마훈드의 아내와 동명인 열 두 창녀들의 가정이다. 또한 자할리아의 남자들은 최고 권력자 마훈드의 아내와 이름이 같은 여자들을 취하며 만족감을 증폭시키는 사태에 이른다. 이는 마훈드(=신, 예언자, 대천사)가 완벽한 계시자는 아님과 동시에 영원한 "주류"는 없음을 보여주는 한 예시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