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들의 이름으로, 본인은 그 무엇도 지우지 못할 여러분의 치명적 오류를 사전에 용서하고자 합니다!" 하고 그가 외쳤다. "우리 모두는 어떤 알 수 없는 마키아벨리적 세력에 농락당한 것입니다. 마르트 미쉬는 가증스러운 음모의 희생양이며, 불행을 돌이킬 수 없게 될 때에야 사회는 그 사실을 알아차릴 것입니다."
292쪽
최근 프랑스 부자들은 왜 부유하다는 것을 최대한 감추는지에 관한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농담삼아 한 이야기겠지만, 시민들은 더 가진 자를 끌어내리려는 혁명적 본능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였다. <어둠 속의 사건>에서는 그들의 혁명적 본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끌어내리지 못하면 함락당하는 절체절명의 순간들, 결국 가장 정의로운 자와 모두가 살리려 한 자들은 목숨을 잃고 만다. 살아남은 자들이라고 명예로운 삶을 영위하는 것도 아니다. 발자크의 작품은 아주 현실적이다. 그의 이야기는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당대의 정치 상황과 여타 여론을 담는다.
<어둠 속의 사건>은 1800년 상원 의원 클레망 드 리 납치 사건을 기원으로 집필된 작품이다. 실화와 픽션을 넘나드는 구성으로 한 편의 장편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어둠 속의 사건>을 읽기 전, 발자크의 작품자체를 "인간극"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묶어놓음이 의아했다. 발자크 자체가 문학의 한 분야가 된다니, 얼만큼 대단한 사람이길래? 라는 생각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발자크 그는 진짜였다. 인물 묘사부터 미묘한 관계와 숨막히는 추격전을 영상처럼 집필했다. 긴장이 흐르는 다큐멘터리의 향이 스치는 문학 작품, 그 원조는 발자크가 아니었을까.
P.S 로랑스, 당신이 승자입니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