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 NASA의 과학자, 우주의 심해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다
케빈 피터 핸드 지음, 조은영 옮김 / 해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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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물 밖으로 무사히 귀환한 우리는 광할한 대양의 푸르색 바탕 위에 미미한 주황색, 하얀색 점으로 출렁이며 앉았다. 잠깐이지만 감히 심연에서 딴 세계를 경험하고 돌아온 무시할 수 없는 점이다. 켈디시호가 우리를 건져내 대형 크레인에 싣고 갑판으로 올려주길 기다린다. 한 지점의 여행이 끝났다. 그러나 탐험하고 발견할 곳은 아직도 끝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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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광할하다. 현재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930억 광년으로, 1광년(빛이 1년동안 진행하는 거리)이 9조 4600억km 정도 된다고 한다. 관측 9조 4600억km가 930억 만큼의 크기라니, 거리감이 와닿지 않는다. 놀랍게도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가 이 정도다. 관측하지 못한 우주의 거리까지 합산하면 더욱 말도 안되는 수치의 크기로 집계될 것이다. 지은이 케빈 피터 핸드는 행성과학자이며, 우연한 기회로 잠수정 심해 탐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잠시 어둡고 영험한 경험을 하게 된 그는 지구의 심해에서 다른 행성의 심해로 시선을 옮긴다. 그리고 우주 어딘가에 바다(물)이 존재한다면, 그 곳에는 생명체가 있을 수 있음을 가정한다.

물은 생명의 탄생과 유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 중 하나이다. 생명체가 "거주 가능한 곳"에서 생명체가 "거주 중인 곳"으로 넘어가는 단계는 매우 중요하다. 물과 열, 수소와 이산화탄소의 반응은 생명을 이어가는 최소한의 동력을 제공한다. 가스와 얼음으로 뒤덮힌 행성에서 우주 생명체의 존재는 이론적으로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명체를 구성하는 화학물을 합성하기 위한 필수 요소는 무엇이며, 각자 어떤 역할을 할까?



기존 생명체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

13장 생명의 주기율표

1. 적합한 용매

모든 생명체는 액체를 필요로 한다. 액체는 분자가 돌아다니기 힘든 고체와 분자가 과도하게 돌아다녀 물질간 반응이 일어나지 못하는 기체의 사이의 적정 수준을 유지한다. 물질간 반응 뿐만 아니라 물 분자간 결합도 뛰어나다. 또한 목성을 감싸고 있는 액체 수소 안에서도 탄소 화학이 이어날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생명체를 다루는 유용한 원소인 탄소의 존재는 큰 의의를 지닌다.

2. 최고의 건축자재

물질간 결합이 일어나면 세포 구조에 필요한 필수 원소가 필요하다. 유기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노폐물을 처리하는 틀이 있어야한다. 화학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구조적인 요소 간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한다.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환경은 생명체라는 구조물을 생성시키기에 아주 적합한 장소가 될 것이다.

3. 건축가와 현장 감독

생명이 만들어진 다음, 그 다양성을 가늠할 요소는 정보를 저장하고 검색하는 분자 기계다. DNA 패턴 정보를 이해한다면 생명의 근원과 진화의 과정을 분석해 다른 행성의 생명의 존재 가능성을 연구할 수 있다.

4. 벽돌과 회반죽

아미노산, 핵산, 당, 지방산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사용하는 기본 벽돌이다. 회반죽은 이 작은 분자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결합이다. 원소와 원소의 결합이 이루어지는 환경, 정보와 노하우까지 갖춰졌다면 생명을 구성하는 단위체계를 구축할 차례다. 연구진들은 지구 생명체의 단위 체제와 완벽하게 부합하지 않아도 아미노산과 당을 가감하면서 생명체의 분류 체계를 확장할 것이다.

5. 생물학의 배터리

생명체는 각 세포에 전원을 공급할 화학 배터리가 필요하다. 생명체를 유지하는 에너지 공급이 필수불가결하다. 압력이 높은 바다세계에서는 안정성이 높은 인산염이 가장 믿음직한 에너지원으로 추정된다. 다른 대안이 존재할 수도 있으나 현재로써는 인산염이 우주 생명의 에너지 공급원 중 가장 유력한 후보이다.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은 철저한 과학 서적이다. 분자 구조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다양한 가설의 증명과 도출된 결과를 제공한다. 원제 Alien Oceans로 직관적으로 책의 내용을 추측할 수 있었다. 과학 배경지식, 특히나 우주 과학에 대해서는 낭만이 앞선 독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듯 하다.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이라는 제목을 읽고 판타지적인 요소를 기대했던 터라 읽는 동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저자 케빈 피터 핸드는 우주의 생명체 존재 여부를 논리적으로 접근하고 과학에 문외한인 독자가 최대한 알기 쉽도록 풀어서 설명한다. 심해에서 우주 존재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우주 과학, 외계 생명체 SF 영화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 Alien Oceans>를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본 서적은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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