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와 너무 가까운 이웃으로 지내는 일을 버거워합니다. 그래서 이웃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다만 어떤 이웃이 되는 게 좋은 이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았습니다. 그것은 더 묻지 않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 사람입니다. 가까운 누군가가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면 아, 거짓말을 할 만한 이유가 있구나 하고 더 이상 묻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면 아, 고해를 할만한 더 어려운 사정이 있었겠구나 하는 겁니다. 누군가의 이웃이 된다면 너무 많은 것을 알지 않는, 알아도 한쪽 눈을 가린 채 응답하는 이웃이 되고 싶습니다. ]
<최소한의 이웃>은 우리 주변의 이웃에 대한 단상 모음집이다. 그 이웃은 사람일수도, 매체일수도, 장소일수도, 음식일수도 있다. 나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던 개체들과 문득 생각나는 따뜻했거나 혹은 서늘한 기억들이다. 함께 사는 일, 그것은 누구에게나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지웅 작가님은 바란다. 타인에게 바라는 이웃의 모습으로 그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기를, 서로에게 분노와 불신을 거두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최소한의 이웃이 될 수 있기를, 무례하지 않게 조금은 안온한 눈길을 보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