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1
임레 케르테스 지음, 이상동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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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를 찾는 일은 그만둡시다. 의미 따위는 없는 곳에서: 금세기, 이 중단 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발포 명령은 다시 한번 대량 학살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리고 운명은 사형수의 제비를 나에게 쥐여 주려고 한다는 것, - 그것이 전부입니다."

109쪽


임레 케르테스가 한 차례 출간을 거부 당하고, 결국 출간된 서적의 인물의 마지막 한 마디이다. 인물이지만, 작중 본인의 마지막 말이라고도 언급되어있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를 읽으며 다양한 방점들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연속적인 열거는 쉼표(,), 이어지는 내용은 쌍점(:), 숨을 고를 때면 온점(.) 등이 아니었을까 싶으며 기계적으로 읽던 와중, 숨을 고른 뒤 다시 거세게 이어지는 문장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위에 작성한 발췌 부분을 만났다. 임레 케르테스가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을까. 이 세상에 의미를 찾고 정해진 대로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부정할 수 없는 운명의 수레바퀴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 수 밖에 없는 불가항력적인 것들.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는 작가가 대면한 피할 수 없었던 고통과 그 고통을 어떤 방식으로든 승화하려는 발악이 느껴진다. 가슴이 아프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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