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1
임레 케르테스 지음, 이상동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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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나는, 그것의 원인이 우리의 현실에, 우리들 인간이 처한 상황이라는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그것은 빈번히 찾아오지만,그럴 때마다 당황스러운, 당시에, 그러니까 특히 당시에는 더더욱, 참을 수 없는 만큼 격한 감정과 함께 시작되는데, 나의 삶이 단지 날숨 한 번이면 날아가 버릴 가느다란 한 가닥 실에 매달려 있는 듯 한 기분이다, 그것은 내가 살게 될 것인가 죽게 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여기서는 죽음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직 생존에 대하여 이야기 하려는 것이다. 

- 90쪽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가 누군가에게 인생책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었다. 숨이 차게 서술한 그 글이 왜 그렇게까지 와닿았는지 이해가 가기 어려웠다. 그러나 매 순간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임레 케트레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들숨과 날숨 같다.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실에 매달린 기분, 그런 삶을 살아보지 않음에 감사하다고 느껴야 할까. 그것도 당사자에겐 실례일 것 같다고 느끼지만,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후대에게 물려줄 자신의 세상이 있음을 감사하게 여기기를 바라는 마음에 낸 운명 3부작이었으면 좋겠다. 아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를 읽고 주어진 시간과 평안함의 감사함을 잊어버린 사람이 느낀 것이 많으리라.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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