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사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2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중은 정부에 필요한 약국이라고 할 수 있는 경찰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성격을 언어에서 명시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경찰관들을 구별하는 모든 뉘앙스가 '스파이'라는 강력한 뜻의 명사 하나로 수렴해 발한다. 그 스파이는 결코 화를 내지 않는다는 대단하고도 흥미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스파이는 성직자들의 기독교적 겸양과 비슷한 성격을 지니며 경멸에 단련된 눈을 지니고 있다.

...중략

그는 모욕에 대해서는 청동 같은 얼굴을 지니며, 대포가 아니고서는 손상되지 않는 단단한 등껍직을 가진 동물처럼 자신의 목표를 향해 곧장 나아간다. 그러나 또한 동물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철갑이 뚫릴 수 없다고 믿는 만큼, 타격을 받게 되면 더욱더 화가 치미는 것이다.

143쪽


이 정도 묘사라면 오노레 드 발자크가 스파이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같은 얼굴로, 같은 태도로 일관하며 타인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어야 하는 스파이, 그렇기 때문에 타격을 받게 되면 더욱더 화가 치미는 부분까지의 묘사가 훌륭하다. 발자크의 작품이 다큐멘터리처럼 느끼는 부분은 많다. 그 중 하나는 상황을 심도있게 관통한다는 점이다. 스파이-안티 스파이간의 강렬한 스파크가 느껴진다. 영화 <스파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경찰-조직세력, 단 두 가지라는 점에서 아주 단편적이라는 것이 다르다. <어둠 속의 사건>은 양지가 나오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건이 음지에서 이루어진다. 음지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두 가지 세력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둠 속의 사건>을 읽으며 어려운 부분이 아직도 있지만 입체적인 인물들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