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1
임레 케르테스 지음, 이상동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일군 병사가 나를 위해 세면대를 닦았다는 것, 그것은 세상의 질서가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세상의 질서가 바뀌어도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다만 어제까지는 내가 포로였는데, 오늘은 그가 포로가 되었다는 것 정도만큼 세상의 질서가 달라졌으며, 그 정도의 변화만큼이 무시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83쪽


화자의 몸은 기억하고 있다. 자유를 박탈당한, 공포에 지배되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그 환경을 죽을 때까지 기억할 것이다. 화자의 전 아내, 그녀는 화자의 분석적인 태도에 대해 "너무 고독하고 슬픈 것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 바 있었다. 이제는 실재하지 않는 두려움의 대상에 맞서,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고 있는 화자가 안타까웠다. 독일은 아우슈비츠의 전범자를 색출해 죄를 묻고 피해자에 대한 사죄를 끊임없이 표현한다. 그러나 당시의 기억은 이미 화자의 기억회로를 완전히 바꿔놓았을 것이다. 나치 이전에 화자(작가)가 어떤 사람이었을지도 궁금하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의 화자(라고 표현하지만 작가 본인이라는 것 쯤은 느끼고 있었다.)에게 인간의 본질은 무엇일까.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