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벨 아옌데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강하다. <세피아빛 초상>에서 윌리암스와 세베로, 타오치엔 등 훌륭한 뭇 남성들이 있지만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어나가는 인물들은 대부분이 여성이다. 아우로라 또한 주어진 운명을 극복하고 생을 살아낼 것인가. 문득 봉준호 감독의 어록이 생각났다. 영화 <괴물>에서 어머니를 등장시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봉 감독은 기본적으로 여자가 위험에 닥쳤을 경우 남자보다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해 영화에 어머니를 등장시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럴듯한 말이어서 더 기억에 남았다. <세피아빛 초상>에 등장하는 엄마들도 마찬가지였다. 고난과 역경을 위기로 전환시켰던 그들은 가정을 든든한 울타리로 만들어 모두를 지켜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