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인의 사랑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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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몇 번이고 생각해보았는데, 오늘 밤의 나오미는 그 더러운 음부인 나오미, 많은 남자로부터 심한 별명으로 불린 매춘부나 다름없는 나오미는, 전적으로 양립하기 어려운, 그리고 저 같은 남자는 그저 그 앞에 무릎 꿇고 숭배하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에 없는 고귀한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만약 그녀의, 그 새하얀 손가락이 조금이라도 제게 닿았다면 저는 그것을 기뻐하기는 커녕 오히려 전율했겠지요. 이 심정을 무엇에 비유하면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요?


농담이 아니라 지금까지 읽었던 문학 작품속 남성 중 가장 찌질한 인물인 것 같다. 컨셉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바닥을 기는 조지의 태도는 놀랍게도 작가 본인의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본인의 처제를 대상으로 그녀를 그 누구보다 문란하고 자유분방한 여성으로 육성했다.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빛이 나는 그녀를 보며 아연했다고 전해진다. 사람의 취향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으나 극단적인 그의 취향은 정상의 범주에서는 조금 벗어난 듯 하다. 마찬가지로 작중 나오미도 많은 남성들에게 가벼운 여자로 여겨지면서 거듭 조지를 찾는 것으로 보아 그녀도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조지만큼이나 그녀를 숭배하는 대상은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조지와 나오미는 서로의 니즈에 맞는 파트너가 아닐까. 읽으면 읽을수록 한 쪽만 당하는 마조히즘 작품이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본 서적은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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