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판다의 발톱, 캐나다에 침투한 중국 공산당 ㅣ 미디어워치 세계 자유·보수의 소리 총서 4
조너선 맨소프 지음, 김동규 옮김 / 미디어워치 / 2021년 9월
평점 :

중공은 1940년대부터 캐나다와 상대하면서 배운 노하우를미국과 유럽, 호주, 뉴질랜드에도 적용하며 매우 유사한 공작을 펼처왔다. 이들 각국에서발생하는 사건에서 중공에 유리한 기회가 포착될 때는 통일전선 공작부나 국무원교무판ㄴ공실과 같은 정치공작 기관들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중공 당국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했다. 그리고 이런 기회는 대체로 일본의 체면을 깎아내리거나 난처하게 만들고 싶은 중공의 끊임없는 욕망과 관련된 것이었다. 대한민국은 원래 이 적대적인 두 이웃이 충돌하는 틈바구니에 끼어있는데 매우 익숙하다. 한국 정부는 늘 이 틈바구니에서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중국과 일본의 이런 힘겨루기에 캐나다가 휘말려들었을 때, 아직 캐나다 사회에는 한국만큼의 적응력이 배양되어있지 않았다.
- 한국어판 서문
작가 조너선 맨소프는 [판다의 발톱]에서 캐나다와 중국의 지난 200여년간 지속된 외교관계와 그 양상을 통해 공산당의 궁극적인 목적과 그들의 공작에 대응해온 과정을 설명한다. 본 책은 총 13챕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간적 흐름에 따라 그들 관계의 시초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개된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주로 중공의 캐나다 침투에 대해 서술한다. 하지만 애초 중국과 캐나다 관계의 발단은 상호 이익관계에 기반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중국에 접근한 캐나다 선교사들의 손길을 비롯해, 마오쩌둥의 대약진 운동으로 파생된 기근에 대한 캐나다의 곡물 수출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중공의 계략에 경계태세를 늦추지 말아야한다는 내용이 주가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는게 있으면 가는게 있다는 외교 관계의 기본 원칙에 따라 캐나다는 어떻게 중공에 잠식되었고 현재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먼저 중공이 '친구'라는 명목하에 각국의 유력인사를 통해 정보를 빼내는 과정은 이렇다. 적절한 재정적 보상을 기대한 유력인사들을 이용한 것이다. 유력인사들을 중공과 단절할 수 없는 어떤 거래 관계를 수립하게끔 만든다. 그런 다음 그들이 원하는 목적 달성을 위한 협조를 반강제적으로 밀어붙이는 방법을 통해 중공 침투의 순환 고리를 생성해왔다. 때문에 중공이 제공하는 특정한 기회와 명예를 얻은 유력인사들은 향후 이어지는 거래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 그들에 대한 충성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이다.
이는 몇 년전 캐나다에서 발생한 화웨이 사건에 대입해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본 사건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화웨이 부회장이 대 이란제재를 위반했다 주장하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 정부에서 캐나다에 체류 중인 그를 체포한 사건으로, 중국 수입업체들이 캐나다 농산물 수입을 취소하는 등 무역관계까지 파급력을 뻗힌 사건이다. 캐나다 측이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를 구속했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다. 그러나 과거부터 미국에 대한 동경과 질투, 도덕적 우월감 등 복잡한 감정을 가진 캐나다를 간파해 외교관계에 이용한 중공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장단을 맞춰줬다는 점이 그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음을 알 수 있다.
통일전선공작부의 9개 부서로 거국적인 공작을 행하고 있다는 점도 다소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공작부는 각국에 퍼져있는 화교들에게 맹목적인 충성을 세뇌시킬 뿐만 아니라 그들을 온순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조장해 국제 사회에 중공의 입지를 다지는데 힘을 쓰고 있다. 때문에 캐나다를 비롯한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국가들은 알게 모르게 공산당의 물결이 스며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중공이 국제 사회를 쥐락펴락하며 부패의 행위를 묻어버리고 그들이 정치, 경제적으로 전사적인 우월감을 누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까지 중공의 계략을 어느 정도 파악한 캐나다를 비롯한 국제 사회는 중국이 그러했듯 그들의 달콤한 제안과 친목을 필두로한 접근을 다각도로 분석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대한민국은 천 년 가까이 되는 세월동안 중국과 인연을 맺으며 지금까지도 선을 넘을 듯 말듯 침투할 기회를 넘보는 중국을 경계하며 대처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과의 끊임없는 전쟁과 침략의 역사를 겪으며 그들에게 잠식되지 않는 법을 체득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캐나다가 중국과 200년 외교 관계를 이어오며 중공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 또한 역사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매순간 긴장하고 있어야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본 서적은 리딩투데이에서 지원하는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