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 생각 없이 '좋아요'를 누른다. 혹은 누르지 않는다. 상대방도 좋아요를 누른다. 혹은 누르지 않는다. 마지막 날을 기다리면서 우리는 번식하듯 연결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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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Loco가 오사카에서 마지막 공연을 준비한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마지막 공연일 뿐만 아니라 청중에게도 마지막 공연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리는 번식하듯 연결되어 간다' 라는 말이 와닿았다. 지금도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와 연결되어간다. 인터넷에 접속해 누군가에게 게시물을 전달하고, 의도하지 않아도 같은 네트워크에 접속한 익명의 이들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그 와중에 우리가 진정으로 소중하게 생각해야할 것을 분간하는건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너무 많은 선택지가 주어지면 오히려 혼란스러워한다고 한다. 차고 넘치는 관계와 정보 속에서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들을 잊고 산다. 그것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말이다.
그래서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는 극단적인 환경을 제시한다. 한 달 뒤에 지구에 혹성이 떨어져 모두가 죽는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가장 사랑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을까?
정답은 없다. 그러나 한 번 쯤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보며 최선을 솎아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극단적인 상황이 오지 않았음에, 최선의 것들이 내 곁에 있음에 "다행이야,よかった。" 라고 말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