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주 수요일에 비버브룩 경은 처칠에게 또 다시 사표를 제출했다. "나는 정부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오랜 우정을 인정하는 말로 문제를 얼버무렸다. "헌신과 애정으로 제 공식적인 관계를 끝내려 합니다."
"개인적인 관계는 그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그렇게 덧붙였다.
결국 처칠도 승낙했다.
… 5월 1일 목요일에 처칠은 비버브룩을 '정무장관(Minister of State)'에 임명했고 비버브룩은 "저를 그냥 보내주셔야 한다"며 거세게 항희한 후 그 직책을 수락했다. 하지만 그는 그 직책이 영국의 모든 생산 공급부처를 관할하는 위원회를 감독한다는 기본 임무만큼이나 모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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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고통받는 비버브룩…. 그는 몇 번이고 처칠에게 사임의사를 표명한 듯 했다. 그러나 처칠은 만만치않은 상대였다. 정부 일을 그만두는 것을 승낙하면서 또 다른 직책을 부여하는 처칠, 그리고 마지못해 받아들여야하는 비버브룩. 그들은 정치적인 관계 이상의 끈끈한 우정으로 다져져있다. 그렇기때문에 비버브룩경은 결국 처칠에게 백기를 든다. 다행스럽게도 그의 새로운 직책이 영국 대중들에게는 환영받았다. 어떤 면에서는 비버브룩이 대중들에게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정부 직책을 포기할 수 없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