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오지 않았다. 왜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언제나 이런 짓을 하곤 했다. 둘 중 누구도 나를 생각하고 있지 않을게 분명핟데도, 그들이 혹시 나를 생각하지 않을까, 응답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사람들을 귀찮게 했다.
79쪽
나는 전에는 그 아이를 눈여겨본 적이 없었지만 그 후로 가끔씩 그 애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 시작 전 여름 내내 그 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애는 여자친구가 있었는데도, 고작 그 '엄지 척' 때문에.
100쪽
이다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애정을 갈구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들이 있었다. 물론 작품 자체가 이다의 입장에서 서술되어있기때문에 우리는 이다 이외의 인물 감정선보다 이다의 감정선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장녀로써 겪어온 어떤 배제, 부모의 이혼 후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 아빠와의 만남을 극단적으로 제한한다거나, 본인보다 동생 마르테에게 초점이 맞춰진 엄마의 관심이 그녀의 결핍을 증폭시켰다. 마르테의 경우는 그 반대이다. 항상 관심받고, 마음가는대로 행동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상황이 본인의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원하는 만큼 이목을 끌지 못하면 쉽게 토라진다. 이 둘은 마흔에 가까운 나이가 되었음에도 어른답지 못한 행동을 하곤 한다. 이 것은 독자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이 불편함은 독자의 마음속 저 편 결핍과 과잉으로 뭉쳐진 어른답지 못한 무의식이 일으키는 것이리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