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 아이 블루? 곰곰문고 101
브루스 코빌 외 지음, 조응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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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은 인종도 성별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사람들인 것 같아.

위니와 토비, 99쪽

[앰 아이 블루?]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위한 소설이다. 작가 메리언 데인 바우어가 퀴어 청소년들에게 용기와 건강한 자아정체성 확립을 위해 동료 동화 작가들에게 무작정 "제발 게이나 레즈비언이 등장하는 이야기 한 편만 써 주세요" 라는 말로 시작되었다. [앰 아이 블루?]라는 제목은 제 1편 소설 <앰 아이 블루?>에서 따온 것으로, 성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주인공 빈스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구타를 당해 죽은 멜빈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소설이다. 멜빈은 세상 모든 게이들이 파란색으로 보이는 마법을 부려,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옅고 짙음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파랑색을 품고 있음을 빈스에게 보여준다. 이렇듯 누구나 완벽한 이성애자는 아님을 알게 된 빈스는 어쩐지 안심이 되는 듯 하다.

성소수자를 정상과 비정상의 범위에서 분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앰 아이 블루?] 에서는 성소수자들을 세상에 차별받는 모든 개체들과 같은 연장선 상에 두고, 비정상의 범위가 아닌 남들과 다른 점이 있는 존재로 묘사한다. 그리고 그들이 실제 겪는 갈등을 보여주며 그 안에서 스스로의 틀을 깨고 나오는 용기있는 등장인물들로 하여금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 하는 소설이다.

나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떠올려 보았다. … "엄마, 아빠, 조시. 나 할 말 있어. 나 동성애자야. 레즈비언이라고" 그러면 엄마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울음을 터뜨리고, 조시는 내가 머리 둘 달린 괴물로 변한 것처럼 날 쳐다보고, 아빠는 벌떡 일어나서 "나 좀 나갔다 올게" 하며 자릴 뜨겠지.

- 학부모의 밤, 168쪽

그러나 틀을 깨고 나오는 과정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학부모의 밤>편 뿐만 아니라 많은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맞닿뜨린다. 주인공 캐런을 부정하고, 나무라는 과정을 거치며 가족들 또한 성소수자 본인 못지 않게 내적 갈등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결국 가족들은 캐런을 받아들이고 익숙해질 때까지 노력하겠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이 편을 읽고 만일 내 가족 중 커밍아웃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며 덤덤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신화는 내가 선택해야만 내 것이 된다. 그리고 신화는 신앙과 마찬가지로 넓고 수용적이며 본디 관대하다.

- 세상의 모든 양치기, 310쪽

갈등구조만 있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좀 더 가볍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도 수록되어있다. <세상의 모든 양치기>는 한 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듯한 전개를 가진다. 등장인물 리 로사리오 킨케이드는 자신이 성소수자로써 처한 상황을 익살스럽게 표현한다.물론 조금의 씁쓸함이 배어있지만 <세상의 모든 양치기>들의 주인공 리와 피트의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즐겁다. 그리고 뭐 어때? 라는 마음으로 상황을 지배한다.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소설 [앰 아이 블루?]. 성정체성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쯤 읽어보고 스스로를 위로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또한 세상 어디서든 사람은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음을, 나아가 옳다고 믿는 대의명분과 보다 깊은 이해와 공감을 위한 욕구가 있다면, 그들은 반드시 성장하고 변화한다는 진실을 외치는 작가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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