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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마리 오베르 지음, 권상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평점 :

혼자라는 것은 커지기만 하는 동그라미와 같아서 남자친구가 생기지 않는다면, 은행에 보관중인 난자를 같이 쓸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지금부터 오 년,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이 계속 똑같을 것이다.
61쪽
표지에 O 하나만 떨어져 있던 것이 생각났다. 이 알파벳 O가 표지의 부표처럼 떠있는 인물같았고, 꼭 주인공 이다같이 느껴졌다.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이다, 동생 마르테를 보며 미묘한 질투를 느낀다. 하지만 정작 임신한 마르테도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이다가 채워지는 것 없이 커지기만하는 동그라미라면, 마르테는 불안한 마음에 이것 저것 채워둔 동그라미 같았다. 정작 동그라미라는 틀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보다는 당장 마음이 편해지기 위한 것들 채워둔 찌그러진 동그라미. 동생 마르테의 애인을 상대로 야릇한 상상까지 하는 이다는 과연 이 위태로운 관계속에서 어떤 행위를 저지를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