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뿌리와 열매 - 돌베개인문.사회과학신서 66
박세길 지음 / 돌베개 / 1991년 8월
평점 :
품절


나는 먼저 이 책이 알라딘에서 이렇게 찬밥대접을 받고 있음에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이다. 물론 세상이 변하고 사회의 풍조가 바뀌어서 찾는 독자가 현저하게 줄기 했겠지만,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박세길씨의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는 내가 대학 초년생시절에 소위 말하는 필독서였다.대학생이라면 꼭 한 번은 읽어야 할 책 목록이 쭉 있었다면 그 중에 꼭 들어가 있는 책이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 경제의 뿌리와 열매>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한국 경제의 근원과 그 근원이 발생시키 열매(나는 개인적으로 열매라는 표현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우리가 현재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들이 그 출발점을 어디에 두고 있으며,어떤 과정을 통해서 성장해 왔는지를 보게되는 대목에 이르면 어처구니가 없어 자못 웃음마져 나오게된다.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을 지나 박정희 시절로 이어지는 그들의 일명'다지기'작업은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있지않고 오로지 정경유착을 통한 무제한적인 금융지원과 경쟁의 원천적 봉쇄를 통한 시장독점으로 상징되어진다.

그렇게 기술력의 우물안 개구리였던 '재벌'들은 정권의 비호 아래 무차별적이고 경쟁적으로 해외차관을 끌어다 투기에 열을 올렸고 결국에는 제 살 깎아먹는 몸뚱이만 비대해진 기형아로 성장했던 것이다.그 과정에서 수 많은 노동자가 희생되었고 인권은 유린되어졌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IMF 이후로 한국은 또 한 번의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무차별적인 경제회생 논리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으며 국부는 헐값으로 해외로 넘어가고 있다.여기저기서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의 목소리가 매일같이 이어지고 있다.허나 우리는 이 국가적 위기의 뿌리,그 실체를 명확하게 검증해야만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필요를 넘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미래를 위한 준비과제 일것이다.이 책은 우리 경제의 문제점의 시발점을 상세하게 잘 보여준다. 요즘 한편의 광고가 눈길을 끈다. '우리의 대표 브랜드....'라고 선전되는 모 재벌의 광고 .나는 묻고 싶다.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한국이 과연 지구적 시장에서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제품이나 기술이 얼마나 있는가를? 그 해답이 이 책에 나와있다. 한국의 대표 재벌들의 태생적 한계는 이제는 정부도 어쩌지 못하는 끝내는 국민의 힘으로 밖에 바로 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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