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용도 2 (반양장) - 중앙아시아.이란, 떨어지고 또 떨어지는 모든 물 그것은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라 세상의 용도 2
니콜라 부비에 지음, 이재형 옮김 / 소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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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이란으로 가는 중 쿠르드족 영토에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교도소에서 보내게 된다.

목차에서 갑자기 왠 교도소지 싶었는데, 역시 이것 역시 여행의 묘미인것일까 싶었다.

서장과 친해지게 되면서 다른 죄수들과도 알게 되고, 

여차여차해서 다시금 여행을 시작하게되는데,

아마 지금의 여행에선 경험할수 없는 일들 아닐까 싶었다.



외딴 곳에서 편의시설 없이 머무는건 견딜수 있지만, 

우체국원이 없는 곳에서는 오래 못 견딜거 같다했다.

오랫동안 우체국으로 가는 길은 의식의 길이었다 라고 말하는 니콜라 부비에.


요즘은 워낙 인터넷이면 빠르게 소통이 되는 세상이라

편지나 엽서 따위 잘 사용하지 않지만

그 시대에선 나름 운치있으면서도

 꽤 멋진 이유라 생각이 되었다.


책 곳곳에 시가 적혀있는데

도시를 여행할때마다 느끼고 보았던 것들을 담고 있어

다시 한번 더 꼼꼼하게 읽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화가인 티에르는 오래 전에 떨어진 캔버스와 

물감을 주문하고 받으러 우체국으로 향한다.

바로 당일 수령할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했다.


"우체국장님은 파르다(내일) 오실겁니다."

우체국장이 와야 물건을 가져갈수 있다는 것.


이에 우체국원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도착한 소포를 보았고, 

내일 물건을 가져가니 두번에 걸쳐 즐거움을 누리게 되는거라고..

'파르다'는 약속으로 가득차있으며, 

'파르다'가 되면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 했다.



별말 아닌듯 했지만, 이렇게 소소한 행복을 느낀적이 언제였던가 싶다.

두번의 즐거움을 선사한 그.

지금이라면 어림도 없겠지?



"첫번째 여정은 짧은 여정이다."


출발한 날 저녁이면 누구나 집에 뭔가를 놓아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페르시아 대상의 짐승몰이꾼이 이렇게 말한다.

내가 보이게 부주의에 관한 이런 식의 통찰이야말로 

페르시아를 사랑하지 않을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닌가 싶다.



저자가 페르시아를 사랑하는 이유,

바로 다음을 보면 한번 더 페르시아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고 있는 글귀가 나온다.

내가 꼭 그곳에 서서 먼 풍경을 바라보는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국경에서 이틀 거리 정도로 멀어지자, 
우리는 페르시아를 다시 생각하며 애정을 느꼈다.

우리가 보이게 페르시아는 아주 연하고 아늑한 푸른색을 띤 광대한 밤의 공간 같았다.

이미 우리는 페르시아를 인정한 것이다."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페르시안의 찬란한 문화유산들.

내가 직접 눈으로 보는건 현재의 모습 뿐일수밖에 없기에

수십년전 그곳을 여행하며 눈에서 펜으로 담아낸 작가의 표현력이 근사하게 느껴졌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을 

겪어내면서도 힘들지만 글을 쓰려 애썼다 말한다.


여행자에게 원한을 품는 풍경이 있어 곧바로 그곳을 떠나지 않으면

예측할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말한다.

이런 풍경이 많지는 않지만 어쨌든 존재하며, 

지구상에는 우리들 각자에게 이런 풍경이 대여섯개씩 존재한다 (p211)하니

나만의 풍경도 존재하겠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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