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용도 1 (반양장) - 발칸반도.그리스.터키, 봄꽃들이여, 무얼 기다리니 세상의 용도 1
니콜라 부비에 지음, 이재형 옮김 / 소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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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요즘 흔히 읽을수 있는 여행책은 아니었다.

현재의 여행기도 아니고 1953년 6월부터 시작된 

두 남자의 여정을 담은 글이다.


1963년 스위스 드로주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으로

다음해 프랑스 쥘리아르 출판사에 의해 출간되었지만, 내부 사정으로 절판되었고,

1985년 데쿠레르트 출판사에서 펴낸 세번째 판을 통해 많은 독자들과 만나게 되었다.

저자 니콜라 부비에는 그로부터 13년뒤에 

이책의 흑백삽화를 그린 그의 친구, 티에리 베르네는 그로부터 5년뒤

세상을 떠났다.


니콜라 부비에가 세상을 떠난 연도를 보니 1998년.

많이 일찍 이 책을 알고 읽어보았더라면

그 분들이 생존해있었을때 더 생생하게 

저자의 발자취를 따라 더 흥미롭게

읽어보았을텐데 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었다.

이 책은 총 3권으로 출간되었으며,

 세계 곳곳을 여행한 여행책이다.

1953년, 1954년 스위스 청년 두명이 

제네바에서 유고슬라비아, 터키, 이란, 파키스탄을 거쳐,

아프가니스탄까지 우리를 데려가고 있는데

실제 가본적은 없지만 생생히 현장을 묘사하듯 그려놓아

무척이나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이라 미루어 짐작해보았다.


평소 책을 보면서 작가의 성격이나 모습까지 상상해가며 읽어나가는건

내 나름 책읽는 방식이기도 하여 혼자 생각해보았다^^

1953년 스위스를 출발, 인도여행길에 오른 여행기를 적은 책으로,

워낙 오래전 일이라 현재의 국경선, 국제정세 등이 달라졌기에

한국어판에는 각주와 지도를 넣어 그들이 여행한 발자취를 한눈에 그려볼수 있었다.


니콜라스 부비에는 작가로써 부유한 부르주아지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아버지는 도서관 사서였고, 어머니는 주부였던듯 싶다.

"가장 실력없는" 요리사라고 칭한걸 보니...

제네바대학에서 문학과 법을 전공하면서 산스크리트어와 중세사에 관심을 가졌다가

마농 레스코와 몰 플랜더즈의 비교 연구를 주제로 학위논문을 쓸 계획을 한다.

대학학위시험 결과를 기다리기도 전에 1953년 6월, 화가인 그의 친구, 티에리 베르네와 함께 피아트 토폴리노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자동차를 타고 친구와 둘이 떠나는 여행이라...

지금 시대에서도 꽤 낭만적으로 멋진 일이라 생각되었다.


이듬해 12월까지 계속된 여행에서 터키, 이란, 파키스탄을 가게 되지만,

티에리 베르네는 카이바르 고개를 남겨놓고, 여행을 멈추게된다.


니콜라 부비에는 혼자 여행을 하게 되면서 

몇년뒤 세상의 용도 라는 책이 탄생하게 되는데...


계속 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세상의 용도"는 빛을 발하지 못했으리라.


책 내용을 보게되면

무척이나 섬세하고 작가다운 관찰력이 남달랐던거 같다.

과연 내가 여행을 한다치면

이렇게 상세히, 감성을 담아 멋진 여행기를 쓸수 있었을까.

어쩜 여행을 하면서 놓침없이 눈에 그려지듯 표현을 할수 있었던건지

내가 마치 그 장소에 있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들은 9주일을 살수 있을만큼 얼마되지 않는 돈이 있었으며, 시간은 넘쳐흘렀다.

느림이라는 가장 소중한 사치만을 누리길 작정했다.



요즘 여행하면서 이런 마음가짐으로 여행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었다.

그저 어디를 여행하고 왔다는 단순한 발자욱 남기기 정도는 아니었는지,

예쁜 사진만 남기기 급급했던건 아닌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여행을 하면서 그곳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곳의 문화, 역사 등을 통해 또다른 이야기를 만날수 있어서 꽤 흥미롭기도 했다.

아름다운 자연과 동물, 풍경속 이야기를 보고 있을테면

이런 낭만을 가질수 있는 여행이라면 평생해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행하면 그저 좋고, 많은 것들을 마주하며 행복할줄만 알았는데

두려움이라는 단어가 나와 곰곰히 생각하며 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생기는 걱정 아닐까 싶은데

지은이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침을 꿀꺽 한번 삼키라 말한다.


여행을 자주 다녀보지 않아 이러한 두려움까지 경험해보진 않았지만

평상시 이유모를 두려움이 덮쳐온다면 나도 그땐 숨을 깊게 들이마셔보리라.


"여행은 동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여행은 그냥 그 자체로써 충분하다는것을 곧 증명해주리라."



그 자체로써 충분한것을 난 뭐그리 따지고 또 따지고

주저앉아버린것인지...

그냥 떠나도 좋았을텐데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 많았던지라

선뜻 떠날수가 없었다.


동기를 필요로 하지 않으니 그냥 그 자체로써 충분히 즐겨보는것도 좋겠다.

세상의 용도 1 에 이은 2,3권의 여행기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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