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 - 시시한 행복이 체질이다 보니
김유래 지음 / 레드박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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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지친마음도 알게 모르게 매만져줄

저자극 우붓 생활기.


시시한 행복이 체질이다 보니...





잔잔하게 빠져들수 있었던 힐링 여행도서가 아니었나싶다.

개인적으로 부지런떨며 여행을 다니는것도,

혼자 어딘가를 훌쩍 떠나는것도,

그닥 즐겨하지 않고, 두려움이 많아 몸을 사리며

집에만 꽁꽁 붙어있던 지난날.


이 책을 덮고나니 나도 한번쯤 저자처럼 떠나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관광이나 목적을 갖고 여행을 떠나도 좋겠지만,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한 나만의 여행도 한번쯤 필요할 때가 온거 같아

마음이 마구 요동치기 시작했다.



운명처럼 이끌려 다시 찾게된 발리의 우붓.

그곳에서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한달간 살게 된다.

반년뒤 언니와 함께 또다시 방문하게 되고,

이듬해엔 남동생까지 방문하게 되면서

삼남매의 멋진 우붓 생활을 하고 왔다한다.


형제끼리 이렇게 장기간의 여행이 쉽지만은 않은 일인데

그걸 해낸 저자의 가족과 우애가 새삼 따뜻하게 느껴졌다.

지은이는 행복하고 싶었다 말한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줄 경험이 필요했다.

이왕 이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좋겠다 생각을 했고,

사랑하는 것들로 인생을 채웠으면 했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몰랐다.




아마 이는 지은이 뿐 아니라 모든 이들이 쉽게 정의내릴수 없는

그러한 일들이 아닐까 싶다.

나역시 지금까지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사랑하는지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우니까...



난 엉덩이가 무거운 탓인지 귀차니즘 탓인지

선뜻 혼자 떠나는 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했었고,

지금도 솔직히 그러하다.


여행상품을 뒤적뒤적 거리면서도

결국엔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다시 창을 닫아버리곤 한다.

여행은 늘 먼 미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것만 같아

쉽게 체념하고 포기하는 법부터 배웠다보다.


하지만 나와는 달리 지은이는 바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다녀온다고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진 않겠지만

일단 첫발을 내딛었다는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내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저자의 내성적이면서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가

어디서 그러한 용기가 나와 혼자 여행을 떠날 생각을 했는지..

정말 그 순간 떠나지 않으면 살수 없을 정도로 갑갑했었나보다.




책 제목처럼 
"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

라고 나도 말할수 있는 그 무언가를 빨리 찾아보고 싶어졌다.


하루는 노트에 내가 잘하는 일, 인생을 걸고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지 않은일, 나를 힘들게 했던 일 등을 쭉 적어내려갔다.

얼추 페이지가 채워지고 나니 

족과 건강, 배움, 명상, 풍요 라는 큰 갈래로 나눠졌다.


찬찬히 읽어가며 우선순위를 매긴뒤, 1-5위까지 제외하고 전부 지워버렸다.

바로 이 다섯가지가 내 인생을 걸고 해야 할일들이었다.





나는 꽤 이것이 나를 찾아가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되었다.

막연하게 머릿속에만 있던 것들을

하나하나 문자로 꺼내놓음으로써 더 분명하게

내가 하고싶은일, 하기 싫은일, 나를 상처주었던 일들을 곱씹으며

나를 찾아가는 하나의 길을 터줄것만 같았다.


우붓으로 온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 어떻게 살것인지

방향을 정하기 위함이었는데

꽤 좋은 답을 찾지 않았을까 싶다


우붓에서 묵었던 숙소 직원, 크롯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혹시 알아요? 만약 어떤 문제를 피해 도망가잖아요?

그러면 그곳에 똑같은 문제가 기다리고 있대요."



아차 싶었다. 얼굴을 맞대며 불편한 대화는 하고싶지 않았기에

정면돌파 하기 보다는 주로 피하는 편이었다.

좋은게 좋은거다 라고 생각하며 회피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그 덕분에 나는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 무난한? 사람이 되어있었고

큰 불평불만없는 사람이 어느 순간 되어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난 어떠한 주장도 잘 내세우지 않는

그렇고 그런 인간이 되버린거 같아 갑갑함이 밀려왔다.



내가 평생 함께할 사람은 바로 나인데

왜 그렇게 나를 소중히 대하지 않았을까.



힘들면 힘들다 해야하고, 싫으면 싫다, 

아니면 아니다 라고 말할수 있어야했는데

그렇게 말하면 나를 이상하게 볼까봐, 

내 주위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을까봐 두려웠었나보다.



분명 저자가 말한것처럼 예의도 배려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나를 억압하면서까지 그럴 필요는 없을거 같다.

이젠 정확히 내 목소리를 내며 살자 싶었다.


침착하게 설렜던 날들.

하루하루가 느리게 가는곳, 우붓에서의 생활기를 들으며

나도 한번쯤은? 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발리 속 우붓생활기.

읽으면서 나도 힐링되는 기분이라 차분하게, 조용히 읽어내려갔다.



나도 언젠가 말할수 있는 날이 오기를...


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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