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1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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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사람도 동의하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다.



거대한 세력에 맞서 사건을 파헤치지만

그래도 여전히 부정한 행태가 계속되는것을 보고만 있어야하는,

현재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부정을 감추기 급급한 일부 종교단체,

대중의 인기를 업고 사회활동가인척 

장애인을 돕는 천사처럼 묘사되는 추악한 자들,

개개인의 선의로 기부된 기부금을 빼돌려 오히여 도움을 받아야할 자들이

학대를 당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서

이 세상의 추악함은 과연 어디까지인지 씁쓸하기만 했다.


공지영 작가는 10년전 발표했던 장편소설 '도가니' 속 "무진'을 재등장 시킨다.

안개의 도시 "무진"처럼 보일듯 보이지 않는 뭔가 찜찜한 현재를 반영한듯 하다.


선의를 위협하는 부정한 행태가 얼마나 우리 가까이 조심스레 스며들어 있는지

다시 한번 알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물론 해리 라는 소설은 허구지만 충분히 있을만한 일이라도 사료될만큼

읽는 내내 마음이 무척이나 무겁고 마음이 갑갑해지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불편한 사건들을 주인공 '한이나'와 함께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파헤쳐나가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그래도 아직은 정의가 살아있다고 해야할까.



저자는 말한다.


모든 소설이 그렇듯이 이 소설은 허구에 의해 씌여졌다

만일 당신이 이 소설을 읽으며 누군가를 떠올린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의 사정일 뿐...



그리고나서 다음장 해리성 인격 장애에 대해 서술되어져 있다.



각기 다른 정체감을 지닌 인격이 한 사람 안에 

둘 이상 존재하여 행동을 지배하는 증상이라고.

책 제목도 해리. 해리성 인격 장애. 

이 소설 속 다른 인물 "이해리" 를 만나게 된다면

왜 이러한 제목과 해리성인격장애에 대해 서술해놓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해리와 이나는 어렸을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해리는 결코 예쁜 여자아이는 아니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잡역부였으며 주정뱅이였고, 

오빠라는 작자는 아버지가 없을때만 돌아왔다.

해리는 늘 몸에 꼭 붙는 옷을 입고 다녔으며, 

자주 아빠에게 두들겨 맞는듯 사람사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런 오빠는 그녀를 겁탈하려고까지 한다.


언제나 해리를 보고있으면 모든 상식이 힘을 잃은듯

못 일어날 일이 없는듯 보였다.

그렇게 그녀는 늘 힘들고 혼자 세상을 마주해야했다.


그러던 그녀가 한이나에게 와서 

새로 부임한 백신부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척이나 친절하고 사람들이 잘 따르던 순결무구한 백신부.

해리는 불우한 가정탓에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공부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상황이 좋지 않았다.

백신부, 이나를 통해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했던거 같다.

하지만 그 순간 어느 누구 하나 그녀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사회활동가, 장애인을 위한 천사, 

남편을 잃고 그 아이를 키우며, 시아버지와 함께 장애인복지재단을 운영하는

미모도 빼어난 착한 그녀, 이해리는 그렇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런 그녀가 이제 다른이의 사회복지재단까지 뺏어가

'엔젤스 윙' 이라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장애인재단을 만들고,

왕성하게 미모의 사회활동가로 활동하게 된다.


그런 그녀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여러명의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자그마한 인터넷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는 한이나는

사건을 세세히 파헤치게된다.



허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임을 먼저 밝힌 해리.

 일부 종교에서 일어난 일이겠지만 그 부정한 행태는 어디에나 있으며

어디에도 없는 듯한 느낌이 들어 

세상사는게 원래 이런건가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작가는 허구라하지만 꼭 어딘가에서 일어나고만 있을거 같단 생각이 들어

아마도 나만 소름끼치게 생각하진 않았을것 같다.


세상을 살면서 늘 상식이라 믿는 그 선을 지키며 살아가면 좋으련만

악인들은 아슬아슬하게 그 선을 넘나들며 

사람들을 현혹하고, 추악한 본모습을 감추며 깊이 뿌리박혀 있어 

옳다 여기는 것들을 뿌리채 흔들어놓는 느낌이 든다.




해리1권 마무리쯤에 남우 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그런 해리를 이해하고 그런 백신부를 안타까워하는 꼴이라니...

세상이 해리에게 너그럽지 않았기에 그런 행동을 불쌍히 여기라니...

뭐 이런 개차반같은 소리가 다 있을까...

2권에서 마주한 그의 모습은 결코 올바른 인간이 아니었다.



침묵은 죄다.

가만히 침묵 하고 보기 불편하고 피해버리면

결코 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야만의 현장을 날것으로 보는것처럼

생생하게 그려낸 해리1권,

해리2권에서는 어떠한 이야기들로 숨통을 조여올지

앞서 풀어놓았던 실마리들을 어떻게 주워담을지

기대하고 보셔도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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