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게 쉬는 거 같지 않은 날을 보낸지 4개월차. 이쯤되니 일을 사서 하는 거로도 모자라 쉴 생각이 없는지도 모른다. 나 자신이 피로하면서도 명확하지 않은 목표가 흐릿해질까봐 불안해서 멈추는 게 쉽지 않다. 결과적으론 이겨 내고, 즐겨야한다. 마침 나완 지향점이 다른 책을 만났다.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라니?작가 주변에 재밌는 상황이 자주 생기는 듯한 게 신기했다. 가족, 친구부터 이웃 주민까지 여러 사람이 등장하는데 하나 같이 단편 시트콤을 보는 듯했다.작가의 솔직하고, 유쾌하다 못해 도발적이기까지 한 문체가 돋보이는 수필이다.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는 건 <100만 번 사는 고양이> 그림책만 봐도 알 수 있다. 비교해서 읽으니 어떤 웃음은 씁쓸하다 느껴졌다. 읽는 내내 실제로 만나서 들었다면 더 재밌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가 들었다. 몇몇 에피소드는 마치 독자인 내가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고. "있지. 그 날 말이야" 하곤.목차을 펼쳐서 오늘 듣고 싶은 이야기를 골라 읽어도 좋을 책이다. 사람이 어찌 기쁨만 경험하며 살았겠나.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말은 대충 흐르는대로 보단 연륜에 의한 여유에 좀 더 가깝다고 느꼈다. 그러니까 너무 애쓰지 않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