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미래에 도착한 남자, 일론 머스크가 제시하는 미래의 프레임
애슐리 반스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5년 5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결제 시스템이자, 이베이의 자회사로 서비스 중인 ‘페이팔’

지금까지 가장 성공한 민간 우주기업이자 세계 최초로 로켓을 재사용하는데 성공한 기업인 ‘스페이스엑스’

수억 원에 달하는 하이퍼카보다 빠른 속도를 자랑하고, 진보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으며, 가족 모두가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전기자동차를 제조하는 기업인 ‘테슬라’

기존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상당한 발전을 이뤄내 주목을 받고 있는 ‘솔라시티’

이 모든 것이 ‘일론 머스크’가 설립했거나 현재까지 운영 중인 기업들이다. 책 표지에 붙어있는 ‘일론 머스크 첫 공식 전기’라는 마크에 걸맞게, 일론 머스크의 유년시절부터 현재까지를 다양한 사람의 인터뷰와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아주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가 실리콘 밸리의 혁신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면,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와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그리고 일론 머스크는 실리콘밸리 제 2의 중흥기를 이끌고 있다. 그 중 일론 머스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실리콘밸리 신화의 주력 분야인 컴퓨터, 인터넷, 반도체를 넘어 우주, 자동차, 태양광 산업을 실리콘밸리의 주류로 포함시킨 장본인이라 해도 다름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 책은 단지 일론 머스크의 행적과 사업적 성공만을 기록하지는 않는다. 일론 머스크의 행적에 대한 주변인물들의 평가와 생각, 일론 머스크 자신의 심리와 생각을 구김없이 보여준다. 마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와 비슷한 전개이지만, 이 전기는 일론 머스크 자신의 생각과 많은 인터뷰를 통해 독자에게 일론 머스크란 이런 사람이다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다.

우리가 일론 머스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지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거듭 중인 부유한 사업가라서가 아니다. 그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목표와 기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그것을 주식 방어를 위해,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라고 폄하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말한 것을 시간이 짧든, 길든, 결국은 모두다 이뤄냈다. 그것은 스페이스엑스의 팰컨 1호, 팰컨 9호의 발사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테슬라 로드스터의 성공과 모델 S가 미국 럭셔리카 시장에서 메르세데스, BMW, 아우디, 렉서스를 모두 제치고 판매량 1위에 오를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내가 머스크와 대화하며 놀랐던 점은 언제든 자신의 재산 전부를 기꺼이 잃을 각오로 도전하는 태도였다” 473p

“일론은 ‘세상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하지?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 문제와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 우주 식민지를 개척해야겠네.’라고 말합니다....일론은 지금 그 목표를 이루려고 사업을 벌이는거죠” 506p

우리는 일론 머스크가 일구어 낸 여러 혁신과 기업에 대해서 그 도전을 칭찬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것 보다, 일론 머스크가 사업을 하는 이유와 그의 목표에 더욱 눈길이 간다. 단순히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 치기 어린 기업가라고 판단하기엔 일론 머스크는 너무나 정교하며, 원대한 꿈, 그리고 행동으로 자신이 사업을 하는 이유를 진지하게 드러내고 있다. 자신의 꿈을 위해, 투자할 이유가 분명하다고 판단되면 고민하지 않고 수천만, 수억 달러를 투자하는 그의 모습은 나에게 커다란 깨달음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불확실한 미래이지만 확고한 목표, 이유가 있음에도 누군가는 불확실성에서 나아가 자신의 성취를 이루는 반면, 불확실성을 두려워해 도태되는 사람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일론은 어떤 일에 마음이 꽂히면 남과 다른 수준으로 관심을 쏟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바로 일론이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점이죠....무언가에 시선이 꽂히면 ‘저것을 반드시 손에 넣을 거야’라고 말하니까요” 80, 82p

한 번쯤은, 자신의 마음에 확 꽂히는 일에 대해 그누구보다 열정을 쏟으며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떠오르는 책이었다. 

서평의 마무리는 책 표지 가장 아랫부분에 적혀있는 크리스 앤더슨의 말보다 더욱 잘 나타낼 수 없을 것이라 판단되기에, 그 문장으로 마무리를 지으려 한다.

“일론 머스크의 유산은 그가 창출하는 부가 아니라, 그가 제시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비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