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때리기의 기적 - 생각을 멈추고 여유를 찾는 뇌의 비밀
스리니바산 필레이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집중, 집중집중집중.

미취학 아동 때부터,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된 지금까지 난 집중이란 말을 참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집중이 결코 좋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집중을 통해 하고 있는 일을 더욱 제대로 할 수 있게 도움을 줬기에. 그러나 이러한 집중만으로 인해 그 일에 대해 쉽게 싫증이 난 경험이 많다. 한번씩 집중만이 아닌, 잠시 쉬어가는 비집중의 중요성을 더 빨리 알았더라면 더 효율적인 삶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땐 멍 때리기의 기적이라는 제목과 화사한 책디자인을 본 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책을 펼친 후 나의 생각은 기우가 되고 말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모두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

 

마치 에세이(?) 같은 제목과는 달리 이 책은 전체적으로 비집중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는 자기계발서적과 비슷한 분야로 볼 수 있다. 비집중의 중요성을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로 연결해 사료한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간단히 말해 제목과 같이 우리가 멍을 때릴 때, 아무 생각없이 가만히 있거나 휴식할 때 활발히 활동하는 뇌의 영역을 의미한다. 다른 의미로 휴지 상태 네트워크(RSN)이라고도 명명되며, 현대사회로 들어와 복잡한 요구가 많아진 인류에 새로이 각광받고 있다.

 

생각은 지성의 노동이고, 공상은 지성의 쾌락이다. 생각을 공상으로 대체하는 것은 독약과 영양물을 혼동하는 것이다” -빅토르 위고-

 

저자는 다양한 예시와 근거를 들어 비집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아는 많은 집중을 요하는 직업 중 무용가를 떠올려보자. 많은 연습을 통해 완벽한 기술과 예술을 구현하는 무용가는 실제로 점프를 뛸 때 비집중한다고 한다. 기계적인 연습만이 아닌 리듬에 몸을 맡기고, 박자를 타며 집중과 비집중의 균형을 잘 맞추는 무용가가 실제 연기를 할 때에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리고 하나 더. 여러가지 일을 해야할 때, 사람들은 뇌가 자동으로 변화를 인식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뇌는 우리가 직접적으로 피드백을 주지 않으면 계속해서 처음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일을 하면서 잠깐 잠깐씩 비집중의 상태를 통해 뇌에게 피드백을 전달, 지속적으로 효율적인 준비 상태를 만든다는 저자의 말은 아주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요즘 여러 모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멍 때리기의 기적은 많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멍을 그냥 때리려고 멍을 때리는 거지 웬 멍을 이렇게 복잡하게 때리냐라고. 그러나 잠시의 휴식시간 동안에도 자신을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항상 바쁠 때 비집중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지속적으로 집중하려 해 아무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낼 때가 많은 나를 진심으로 변화시킨 책이다.

 

잠시 자신을 방해금지모드로 설정하자. 그 후, 휴식하며 생각들을 해보자. 그럼 자신을 위해 더욱 나은 결과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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