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디저트 - 우리 집이 베이커리로 변신하는 레시피
우치다 마미 지음, 김유미 옮김 / 테이스트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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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다 제철 음식을 챙겨 먹는 일은 즐겁다. 음식뿐만 아니라 디저트도 계절별로 즐길 수 있다. 이 책은 제철 식재료로 계절마다 즐길 수 있는 디저트를 선별하여 소개하고 있다. 디저트도 계절을 탄다니, 새로운 식문화로 한 걸음 다가서는 기분이었다.

저자명을 보니 아마도 일본 분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흔하게 접하지 못하던 새로운 디저트들이 많았다. 생소하다고 해서 어렵지는 않았다. 레시피들이 쉽고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재료만 갖춘다면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디저트들에는 대부분 바닐라빈, 사워크림, 사탕수수 원당이 많이 사용된다. 공통된 재료들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재료를 사놓고 다 못 쓸까봐 부담가질 필요 없다. 제철 식재료 몇가지와 아몬드가루, 럼주 정도만 추가로 준비한다면, 이 책을 얼마든지 마스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테이스트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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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홈카페
양수민.이현경 지음 / 테이스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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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없는 식탁은 아직 엄두가 안 난다.

그래서인지 '비건' 타이틀이 붙은 컨텐츠는 나를 다소 긴장하게 한다. 정치, 종교와 맞먹는 깊고 단단한 가치관 또는 신념같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비건 프렌들리'라는 말은 높았던 장벽을 한결 물러지게 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고 토닥여주는 말이었다.

비건의 본질은 이 땅의 모든 생명이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있다. 나의 건강 뿐 아니라 당신의 건강, 그리고 우리와 함께 숨쉬는 세상 모든 것의 건강을 함께 지켜나가고 싶은 마음. 그들만의 세계가 아닌 우리 모두의 세계를 향한 소중한 마음.

과연 맛이 있을까? 의심과 걱정이 앞서다가도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훅 올라왔다. 넓고도 험한(?) 비건 세계에서 가장 순한맛으로 꾸려진 책이라 그런지, 친숙한 메뉴들이 꽤 있었다.

집에 없는 재료들이 필요한 메뉴들도 있지만, 비정제 원당처럼 공통으로 들어가는 주 재료 몇 가지만 구비해 두어도 거뜬할 것 같다.

요리책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건, 가장 앞에 실리는 '요리를 시작하기 전' 파트가 가장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그 부분을 읽을 때면 엄마의 주방에 나뒹굴던 여러 식재료들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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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없다고 매일 슬프진 않아 -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통역사의 성장 에세이
박정은 지음 / 서사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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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선물로 받은 500피스 퍼즐이 떠오른다.


받은 자리에서 꺼내서는 낮밤이 바뀌는 것도 모르고 꼬박 한 판을 다 맞추어 내고야 말았다. 하나의 조각도 빠짐없이 자기 자리를 찾아가니, 따뜻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선물처럼 나타났다. 뿌듯함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완성된 퍼즐을 넣을 액자를 사 달라고 부모님을 졸랐고, 주말에 사러 가자는 약속을 받아냈다.


액자를 사러 다녀온 날, 완성한 그대로 책상 위에 고이 모셔두었던 퍼즐에서 한 조각이 사라졌다. 온 집안을 뒤집고 온 가족을 들쑤시며 찾아다녔으나 찾지 못했다. 퍼즐이 사라진 데에는 분명 누군가의 실수 혹은 잘못이 있었겠으나,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액자는 며칠간 비어있었다. 내가 사라진 한 조각을 찾을 때까지 절대 넣지 않겠다며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다. 오며 가며 퍼즐을 볼 때마다 텅 빈 자리만이 눈에 들어왔다. 퍼즐을 맞추느라 들인 노력이 몽땅 허무하게 느껴져서 볼 때마다 속이 상했다. 어질러진 책상에 심란했던 엄마가 나서서 겨우 퍼즐을 액자에 넣었다.


지금도 내 방 한쪽에 그 액자가 놓여있다. 이제는 나머지 499개의 조각에 눈이 간다. 충분히 만족스럽다. 단순히 흘러간 시간 때문인지, 나의 마음과 시야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더 이상 빈 자리가 속상하지 않고, 사라진 한 조각을 채울 방법을 궁리하지도 않는다. 누가 빈 자리를 콕 짚어내도 상관없고, 언젠가 다시 내 마음에 걸린다면 그때 가서 다른 걸로 하나 만들어 끼워 넣지 뭐.


감히 내가 멋대로 한 사람의 생을 퍼즐에 빗댈 수도, 사람의 부재를 퍼즐의 분실과 견줄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서 읽어낸 작가님의 시선은 자신의 세상을 한 판의 퍼즐로 두고 보는 것처럼 넓었다. 어릴 적부터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맞춰진 작가님의 세상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를 비롯한 누구나 살다 보면 퍼즐을 잃어버린다. 사람마다 퍼즐에 나타난 그림이 다르듯, 사라진 퍼즐도 다르다. 그래도 미완성은 아니다. 없음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의미가 되어 존재하니까, 그 또한 가진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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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홈카페 솜솜이의 홈카페
솜솜이(박성미) 지음 / 테이스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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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빵과 친하지 않다. 어릴 땐 곧잘 먹었고, 꽤 좋아했던 기억도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에게 지독한 밀가루 알러지가 생기기 전까지는. 그날로 빵은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우리엄마의 '절대 싫어' 삼대장에 들어가고 말았다. 그게 내 생애 몇번 없는 식성 변화기에 때마침 맞물렸기 때문일까. 나는 어느새 돈 주고 빵을 사먹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별 감흥이 없었다. 우리집엔 먹을 사람도 없는데다가, 태어나서 한 번도 베이킹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었다. 한마디로 다른 세상 이야기. 시큰둥했다. 무심하게 디저트 사진들을 하나하나 구경했다. 내가 이렇게 만들 수 있으면 카페를 차리지, 투덜대면서.

그러다가, 홀린 듯이, 핸드믹서를 주문했다. 태어나서 처음 가져보는 물건이다. 그리고 엄마한테 말했다. 집에서 빵 만들거라고.

아주 오랜만에 빵 사진을 보고 맛이 궁금해졌다. 내가 그 맛을 내는 과정이 그림처럼 그려졌다. 정해진 재료를 딱 맞게 준비해서 번호가 매겨진 순서들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약속처럼 뿅 하고 빵이 나올 것만 같았다.

달콤한 상상에 젖은 채로 책의 맨 앞 '시작 전' 파트로 갔다. 필요한 기본 재료와 도구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 근데 난 가진 게 하나도 없었다. 뭐부터 마련해야 하나 눈앞이 잠깐 캄캄해졌다. 우선 이 중에 제일 가지고 싶은 것 하나만 사자. 그게 핸드믹서였다. 일단 머랭이라도 쳐보고 싶었다.

엄마한테 오븐 얘기까지 꺼냈다가 잔소리를 한바가지 먹었다. 저기 어디 구석에 처박혀있는 낡고 작은 광파오븐이나 꺼내 쓰란다. 먼지 앉은 오븐을 꺼내 다시 손길을 입히려니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치만, 조만간 꼭 해볼 거다. 특히 수제 치즈케이크. 버킷리스트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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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
설재인 지음 / 밝은세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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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대소동. 이 표현이 딱 어울리는 책이었다.

하나같이 개성넘치고 독특한 캐릭터들의 기세에 적응 못하고 나가 떨어질 뻔도 했지만, 또 그들이 똘똘 뭉쳐 만든 유대가 너무 애틋하고 귀여워서 끝까지 놓을 수 없었다.

누구에게나 아픔과 상처로부터 조금씩 거리 두기가 가능해지는 때가 오기 마련이다. 사람마다 그 때를 맞이하는 시기와 방식이 다를 뿐.

평행세계의 또다른 내가 구하러 와주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면,
결국 구원은 자기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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