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더는 '신규'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5년차 교사.
얼굴에서도 점점 나이가 느껴지는 20대 후반.
하지만 신규 때보다 나아진 게 무엇인지 누군가 묻는다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한 해가 지나갈 때마다 항상 조금 더 성장한 내 모습을 발견했었는데,
올해는 눈에 띄게 뒷걸음질치고 있다.
코로나가 가져온 커다란 무기력증 때문일 수도 있도,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찾아온 번아웃 증후군일 수도 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나를 힘들게 해서 잠시 가라앉아도,
마음 속 저 아래 어딘가에서 나를 다시 위로 밀어주었다.
지금은 그 트램펄린에 구멍이 났나보다.
바닥으로 자꾸만 가라앉는 기분이다.
이런 저런 핑계로
그놈의 매너리즘에 벌써 젖어있는지도 모르는 나에게
창비가 좋은 책을 소개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