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 그렇습니다 - 초보 교사를 위한 만렙 멘토들의 교직 생활 치트 키
유철민.이인지.안태일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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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더는 '신규'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5년차 교사.

얼굴에서도 점점 나이가 느껴지는 20대 후반.

하지만 신규 때보다 나아진 게 무엇인지 누군가 묻는다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한 해가 지나갈 때마다 항상 조금 더 성장한 내 모습을 발견했었는데,

올해는 눈에 띄게 뒷걸음질치고 있다.

코로나가 가져온 커다란 무기력증 때문일 수도 있도,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찾아온 번아웃 증후군일 수도 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나를 힘들게 해서 잠시 가라앉아도,

마음 속 저 아래 어딘가에서 나를 다시 위로 밀어주었다.

지금은 그 트램펄린에 구멍이 났나보다.

바닥으로 자꾸만 가라앉는 기분이다.

이런 저런 핑계로

그놈의 매너리즘에 벌써 젖어있는지도 모르는 나에게

창비가 좋은 책을 소개해주었다.


그래도 학교에서 지내온 세월이 있으니

어디가서 신규라는 명함을 내밀기는 민망하다.

그럼에도 이 책이 이렇게 도움되고 좋은건

내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일까

이 책이 훌륭하기 때문일까...?

이제는 나름 학교가 익숙한 5년차 교사인 내게 이 책은

마치 동료 교사들과의 티타임을 그대로 기록해놓은 것만 같다.

실제로도 이 책은 세 선생님들의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의 대화는 정말 술술 읽히는데,

어찌가 간결하고 명쾌하게 설명하시는지

눈 앞에 모든 장면들이 비디오처럼 그려진다.

정석에 가까운 이야기는 잔소리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이 책 속 조언들은 현실을 많이 고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교사의 입장에서

오로지 교사를 위해 쓴 책이라는 느낌을 준다.

아무것도 모르는 신규교사에게 만능 치트키가 되어줄 뿐 아니라,

나처럼 학교 생활에 회의를 품거나 막막한 교사들에게도

공감과 위로를 겸비한 지침서가 되어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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