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6월에 봄이 오다 - 박창신 신부 필름으로 보는
김성훈 지음, 군산시민 기획, 박창신 사진 / 녹두서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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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었다. 사실 어제인가 그저께 100자평을 먼저 썼다. 세풍합판까지 읽고나서 감동받았기 때문이다. 현대사 전공자 말로는 "만으로 30되기 전, 혼자서 지역 6월 항쟁 필름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작업을 했다면 정말 대단한 사람이며, 대단한 업적이다." 라고 한다. 이 책의 초본은 소장가치가 충분하다.

  우선 머릿말에는 100점을 주고 싶다. 대부분 사회학이나 역사학 책을 쓸데없다고 생각한다.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그래서 이런 것들이 어떻게 현실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지?"라는 의문이었다. 그래서 사회학 책을 한 권정도 읽고나면 다른 책은 접하지 않게 된다. 보통은 그렇다는 얘기이다. 최근 현대 사회학을 접한 사람들은 이 머릿말을 읽으면 그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진보라 불리는 유시민과 보수로 돌아선 진중권은 공부를 멈췄기 때문에 이상한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이 머릿말이 집단주의의 전체주의적 성격에 빠진 독자들을 구해줄거라 믿는다. 한정된 페이지에 철학과 역사, 사회학을 왔다갔다하며 굉장히 잘 풀어썼다. 어떻게 보면 책 몇권짜리를 봐야 알 수 있는 내용들이다. 특히 가치중립적 문제와 집단주의적 성향의 결합이 서로를 혐오하게 될 수도있다는 직접적인 전달은 저자가 직접 통찰하여 만든 메시지인것 같다.

  단순한 기록물같은 책이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알지 못하는 인물들이 자주 나온다. 구어체가 자주 나오며, 저자 본인도 구어체를 최대한 유지하고 있다.(그 과정에서 오타가 발생하는 것 같다. 하지만 대형 서점 책들도 초판에서는 가끔씩 오타가 5~6개가 발견되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솔직히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비판을 하기에는 뭣하다.) 인물들의 구술을 그대로 실었기 때문에, 책의 중심인물도 아닌데 우리가 모르는 인물들도 나온다. 그런거는 그냥 신경쓰지말고 넘어간 후, 스토리를 보면 된다. 사실 나는 저자의 사명감에서 이런 기록물들을 정리한 것을 보고 뭔가 이상하게 가슴이 뛰기도 했다. 만으로 30세가 되기 전에 이런 작업을 해내고, 시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과 이런 귀한 기록들을 본다는 것에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괜히 설레었다. "이런 의미있는 기록물이 있구나"하면서 기록의 가치를 느끼고 "이런 스토리가 있었구나"하면서 그 스토리와 저자가 한 번씩 던지는 메시지들을 이해하면 정말 좋다.

군산 6월 항쟁은 영화와도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광주의 진실을 알리다가 테러를 당하고 무기력증에 빠진 박창신 신부. 하지만 사시사철 푸른 난을 보고 재기한다. 벌써 시작부터 영화같다. 세풍합판의 주요 동력은 300여명의 여학생이었다. 80년대 노동 운동 역사를 보라! 말도 안된다. 근데 사실이다. 바리케이드를 쳐서 경찰과 직접 맞선 군산 시민들. 기적이었다. 그리고 번외편으로 나오는 고문받은 군산의 선생님들 이야기까지. 정말 재밌게 읽었다. 의미깊은 기록물을 봐서 더 재밌었던 것 같다. 원래 기록물은 다른 논문을 쓰기 전에 보는 그런 것들이었는데 참 재밌게 봤다. 솔직히 저자의 나이도 한몫했다.

  나는 지금 알라딘 주간베스트 역사에 있는 책들은 모두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지역 서점에서 사서 읽었다. 모든 학문의 목표는 현실과 연결되고 영향을 주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책을 정리하자면 4가지가 포인트인 것 같다. 

1. 광주의 진실을 알리다가 테러당한 박창신 신부의 필름이라는 엄청난 기록물의 정리, 최초로 지역 6월 항쟁의 경과 과정을 보여준 필름을 정리했다는 사실. 혼자 거리에 나가서 하는 헌신을 보여준 20대의 저자.

2. 저자의 올바른 사명감과 통찰력으로 만든 메시지, 공감하게 만드는 능력. 60대에게 순수성을 찾으라 말하고, 20대를 이해하면서도 보수화에 빠져서 가해자가 되지 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6월 항쟁에서 함께 싸웠던 시절을 기억하라 말한다. 세대 뿐만 아니라, 몸을 팔던 여성들, 군산 시민들의 혐오의 대상이었던 중국 화교까지 함께 싸웠다.

3. 영화로 만들어도 될 정도의 감동. 만들어낸 감동은 분명 아니다. 그런데 그냥 한글자한글자 이야기 읽듯이 읽다보면 가슴이 뛴다. 영화 감독 아는 사람있으면 누가 이 책좀 주고 한글자한글자 읽어보라고 전달좀 해줘라. 이 기록물로 영화 시나리오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4. 지방사를 북펀드로 받아준 알라딘 MD들의 편견없는 시선.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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