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헨치 1~2 - 전2권
나탈리 지나 월쇼츠 지음, 진주 K. 가디너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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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뜸했었다.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일이 숙제처럼 느껴져서 그냥 책을 먹어치우는 것처럼 닥치는 대로 읽어내기에 바빴다.

그러다가 문득 급하게 먹어치우는 게 아니라 꼭꼭 씹으면서 음미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서평단을 신청하게 되었다. 다양한 주제의 책들이 있었지만 내가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분야인 판타지소설에 호기롭게 도전해보는 것으로 나의 책 음미하기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책의 앞표지는 왠지 히어로와 빌런을 상징하는 것 같은 빨강과 파랑의 대비되는 색을 사용하였고, 눈에 띄는 노랑색을 제목으로 사용해 강렬한 인상을 준다. 옆면 또한 블랙과 화이트로 대비되도록 의도한 것 같다.



 

저자는 나탈리 지나 월쇼츠로, 작가이며 시인 그리고 게임 디자이너이다. 여성이나 퀴어 등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자유롭게 게임을 만드는 데임스 메이킹 게임즈의 운영진으로, 던전 앤 드래곤 게임을 즐기고 공포 영화를 자주 보고 여섯 마리의 고양이와 산다. 헨치는 그녀의 독특한 세계관과 기발한 서사, 놀라운 반전으로 주목받는 그녀의 첫 번째 소설이다.

 

첫 장면은 점점 생활비가 떨어져 가서 궁핍한 생활을 하는 헨치(인력센터의 중개로 빌런의 사무실에 파견돼 일하는, 악당의 수행원)인 애나 트로메들롭이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은 면접을 보러 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녀는 데이터 입력 재택 업무를 시작으로 재계약에 성공하며 통근직으로 근무하게 되고 고용주인 일렉트로포러스(이하 E)의 신뢰를 받게 된다. 하지만 동료와 일으킨 불화로 인해 E는 그녀에게 작전 현장에서 일할 것을 제안하게 되고, 거기서 슈퍼콜라이더에게 공격을 받아 자신의 운명을 바꾸게 될 큰 부상을 당하게 된다. 치료를 받던 도중 위로의 꽃바구니와 함께 날아온 해고통지서에 망연자실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절친인 준의 집에 얹혀 사는 신세가 된다. 그 때 우연히 히어로들의 특수한 힘과 그 힘 때문에 발생한 피해량을 계산하게 되고, 그녀의 대나무 숲이었던 인터넷에 그녀의 자료가 유포되어 일파만파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는데......

 


 

이것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슈퍼콜라이더에게 협박을 받게 되고 동시에 그와 적대관계에 있는 레비아탄에게 스카웃되어 최고의 치료를 받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며 승승장구한다.

 

그런데 주변인을 볼모로 삼아 점점 히어로의 약점을 드러나게 하는 작전을 수행하던 중 레비아탄은 단독 행동을 하다가 그만 실종되고 공식적으로 사망했다는 뉴스에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사이보그가 되어 초감각을 지닌 우리의 애나는 자신의 감으로 레비아탄의 생존을 굳게 믿으며 임시 작전소를 세우고 새로운 구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이때 제 발로 찾아온 퀀텀(슈퍼콜라이더의 부인)을 만나 이제는 공통의 적이 된 슈퍼콜라이더를 공격하기에 이른다.

우여곡절 끝에 성공적으로 구출된 레비아탄은 한동안 두문불출하다가 드디어 애나를 호출하는데......

히어로를 한명씩 상대하는 대신, 그 전부를 한꺼번에 없애자고 제안하는 레비아탄을 거절하지 못하는 애나는 자신의 생각과는 반대로 그의 제안을 수락하며 속편이 나올 것 같은 결말로 엔딩을 마무리한다.

 

선하지 않은 히어로와 악하지 않은 빌런의 대결을 그린 이 소설은 판타지가 주는 디테일한 묘사 덕분에 점점 작품 속에 몰입하게 되고 뒤의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또한 빌런들의 소소한 우정뿐 아니라 양념처럼 레비아탄과 애나의 애정을 한 스푼 추가하여 소설의 내용이 더욱 풍성해지도 한다. 책의 곳곳에 한국에 관련된 내용이 언급되어 있어 우리나라가 등장한다는 사실에 신기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다만 자신을 품어주고 믿어준 준과의 절교(?) 이후 그녀에 대한 묘사가 없는 것이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었다.

비록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흥미진진해져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영화화된다면 판타지와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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