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의 집 - 2021 한국안데르센상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 초록잎 시리즈 15
신미애 지음, 이윤희 그림 / 해와나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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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지망생인 초등학교 5학년 유리와 유치원생 유성이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시골 할머니댁으로 가게 되는 이야기

우리집 아이들도 내가 죽으면 할머니와 살아야 할 건데..까지 생각이 미처 지나친 감정이입을 경계하며 책을 펼쳤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하나도 공감이 안 되는.. 첫 장을 읽고 더 읽는 것이 힘들었다.

줄거리는 그냥 평이하다.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아이들에게 시골로 가야한다고 얘기를 꺼내고 아이들은 반대. 알고 보니 작년에 아빠가 돌아가셔 엄마가 생업에 뛰어들고. 결국 시골에 가서 적응하게 되어 서울로 돌아가는 것을 연기하게 되는 결말.

문제는 시점이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인데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생각이나 말투라고 도저히 볼 수 없는 묘사가 계속된다. 초등학교 5학년인데 '멈칫, 급기야, 불그레하다, 을씨년스럽다, 시선이 머물렀다, 처량함을 지워 줄 걸로 믿었던 적이 있다.' 등의 표현을 쓴다. 30, 40대가 일기에서나 쓸 법한 문어체 표현으로 말이다. 대화 내용도 진짜 이렇게 말을 할까 싶게 어색한 부분도 많았다.

문장이 대체로 한 줄 이상 넘어가는 게 없이 상황 설명 중심이라 페이지는 쉬이 넘어 갔으나 한 번 걸리기 시작한 나이에 맞지 않는 표현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 끝까지 겨우 읽어내었다. 한국안데르세상까지 받았다는데 내가 문제인가?

덕분에 얼마 전에 읽었던 '선재'가 다시 보고 싶어졌다. 선재의 눈으로 바라 본 할머니와 선재의 고민과 슬픔이 고스란히 느껴져 처음부터 펑펑 울면서 봤던 책이다.

음.. 좀 많이 아쉽다.

그리고 제목 '유리의 집'에서 유리가 투명하고 잘 깨지는 그 유리일 거라 생각했는데 주인공 이름이 유리였다. 왜 책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까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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