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위 - 꿈에서 달아나다 모노클 시리즈
온다 리쿠 지음, 양윤옥 옮김 / 노블마인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몽위 - 온다리쿠


온다월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일본 환상문학의 대가(?) 이단아(?) 독특한 소재로 마니아층을 상당히 거느린 작가이다.

오죽하면 온다월드 라고 했을까?

작가는 꿈과 현실의 경계에 있는 유이코를 통해 인간 내면의 가장 어두운 곳에 숨어있는 공포를 이야기한다.


P.131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서 불필요한 정보는 차단하거나 취사선택하고 차례차례 잊어가지만 실은 상당한 것을 깨닫고 관찰하고 사고한다. 이미 잊어버렸다고 생각해도 사실 그것들은 우리의 의식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다. 개인의 의식뿐만 아니라 무의식이라는, 인간 모두가 태곳적부터 공유해온, 좀체 햇볕이 들지 않는 어두운 물속 저 밑바닥에.


우리 안에 억눌려있던 무의식이 밖으로 표출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은 현실을 공포의 공간으로 변화 시킨다.

그것을 예상한 유이코는 늘 수면상태로 그 위험을 막아서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할리우드 영화  '인셉션' 이 겹쳐졌다.

꿈속을 들어가서 사건사고를 겪는 에피소드.

주인공 히로아키는 몽찰(꿈을 출력하여 그 사람이 꾼 꿈을 관찰하는 일) 연구원이다.

히로아키는 어느날 우연히 자신의 첫사랑인 쿄토 유이코의 환영을 보게 된다.

이 때부터 히로아키는 사라진 유이코의 존재에 대해 추적하기 시작한다.


P.385

살아있는 유이코와 사망한 유이코, 아무래도 우리는 그 둘을 찾아내야 할 것 같군요.


우리가 흔히 꾸는 꿈은 무의식의 일부라고 한다. 온다리쿠는 꿈을 볼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어떤 현실이 되는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소설을 썼다. 이것은 과연 환상인가? 아니면 현실인가? 독자인 나도 읽는 내내 혼란스러웠다.



P.359

수많은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품고 있는 불안이나 소망 혹은 무의식중에 느끼는 가능성 같은 것이 형태를 이루어 나타난 것이 도시 전설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이 소설이 꽤 괜찮은 소설이라는 것은 작가 특유의 서사 구조와 소재와 스토리가 잘 어우러 짐에 있다.

서스펜스의 구조와 서서히 몰려오는 긴장감을 살린 서스펜스적 장르를 택했다. 특히나,

맞춤법으로 끝나는 문장의 서사구조는 서서히 조여오는 긴장의 끈을 팽팽하게 당기고 있다.


P.124

...............창밖을 보고 있다.

그곳으로 내다보이는 요시노의 산을.

시점이 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교실에 들어가는 것은 포기한 모양이다.

산속에 시커먼 것이 있었다.

자오도 사당이다. 산의 능선 밖으로 튀어나온 지붕.

그 검은 것이 슬금슬금 줌아웃되는 것 같았다.

꿈틀하고 그것이 움직였다.


​이러한 전개는 읽는 속도를 증가시키고 얼른 결론에 도달하고픈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다.


결말로 치달을수록 사건의 인과관계가 이어지며 그 과정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하나의 사건으로 귀결됨과

'봄날' 로 표현되는 히로아키와 유이코의 만남은 다 읽은 후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P.549

히로아키는 따스한 숨결을 느꼈다. 귓가에 그리운 목소리, 그 조용한 목소리가 울렸다.

"미안해. 오래 기다렸어?"

우리는 항상 과거의 잔재를 엎어버리고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그 잔상이 어두운 공포가 될 수도 있지만,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것도 무의식이라고 생각한다.

 


P.200

생각해보면 유령이란 과거의 것이죠?

예전에는 존재했지만 지금은 없잖아요. 과거의 잔상 같은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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