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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
헤르만 헤세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2월
평점 :
이 책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더욱이 직접 그린 듯한 수채화가 각 챕터마다 들어가 있어서 읽는 내내 기분 좋은 감상에 빠져들어 있었던 것 같다.
책에는 비교적 분량이 적은 이야기 18편이 들어 있다.
빙판 위에서, 붓꽃 사랑, 아틀리에의 여인, 회상 처럼 수기와 같은 구조의 짧은 이야기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것을 이해하나요?, 사랑, 등의 사랑에 대한 철학적 상념이 담긴 이야기가
혼합해 있다. 그래도 책의 모토는 '사랑'이다.
그 '사랑' 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헤세는 우리의 사랑이 편안하고 아름답기만 한 사랑을 경계하기도 한다. 그중 하나를 골라보면 빙판 위에서 라는 제목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사랑을 겪는다. 그러나 우리가 헌신적으로 사랑을 나누면 나눌수록 사랑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가장 힘들게 얻은 것일수록 가장 좋아하게 마련이다."
-빙판 위에서-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행복에 대한 의미도 사랑이 전제되어야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를 읽어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행복이란 곧 사랑이며 다른 어떤 것이 아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우리들 영혼 속에서 스스로 느끼고,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움직임이 사랑이다. 또한 많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러나 사랑과 열망은 같은 것이 아니다. 사랑이란 슬기로워진 욕구다. 사랑은 소유하려고 하지 않는다.
단지 사랑할 뿐이다. 그러기에 철학자 또한 행복하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느끼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대한 기분을 글로 표현하기도 했다. 회상을 읽어 보면 그런
기분을 느낄수 있다.
"지나버린 일이다! 그러나 가장 멋졌던 일은 키스가 아니고, 저녁때 함께 산책했던 일도 아니고, 비밀스러운 행동도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에 의해 나에게 흐르던 힘이었다."
-회상-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상대방과의 행위가 아니라 그 행위로 이어지게 하는 사랑의 감정이라는 것이다. 그 감정이 가장 멋진 일이라 말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붓꽃 사랑' 의 이야기가 와 닿았다. 처음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삶과 앞으로의 삶이 당신과 많이 다를것이라는 말고 청혼을 거절한다. 결국 그는 '일리스' 의 삶을 알게 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흐른 뒤였다.
그녀에게 사랑에 대해 알아가는 모습이 너무 애틋하고 그 감정이 너무 애처로웠다.
이렇게 책을 다 읽었지만, 뭔가 모를 여운이 남는 책이었기도 하다.
이것은 마치 한편의 긴 서정시를 읽는 느낌이 드는 기분이랄까?
짧은 시간에 급하게 읽기 보다 한두 편씩 사색하며 읽는 묘미가 있을 것 같은 책 같다.
지금은 책을 다 읽고 덮었지만, 조만간 다시금 꺼내서 한두 편씩 다시 훑어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