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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정원 ㅣ 신카이 마코토 소설 시리즈
신카이 마코토 지음, 김효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7년 1월
평점 :
언어의 정원
'언어의 정원' 이란 애니메이션은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부천 판타지 영화제에서 인상 깊게 본 애니메이션이었다.
1시간 남짓한 이 애니메이션은 나에게 짧지만 긴 울림으로 남아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소설이 나왔을 땐
다시금 그때의 그 감정이 되살아 났다.
이번 소설 언어의 정원은 애니메이션의 원작이라고 하기보다
애니메이션 확장판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우선. 소설 속에서
유키노의 모습은 그녀의 내성적인 모습을 섬세하게, 그리고 좀 더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고.
타카오 역시 그가 어린 시절 겪는 아픔과 그의 성장통을 보여 줌으로써 그의 내면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그들이 왜 비오는 날에 유료공원의 정자에 가서 일탈을 하는지에 대한 사연이 들어있다.
이를테면 유카타가 비오는 날이면 공원 정원에 가서 캔맥주와 초콜릿을 먹으며 비 오는 모습을 바라보는 보는 이유와 그녀가 겪은
아픔들과 슬픔들. 타키오가 겪은 사춘기를 지나 구두 디자인에 관심을 가진 계기 등이다. 또한 형인 쇼우타가 왜 동생에게 쌀쌀맞게 대하는지에 대한 사연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에피소드 등이 자세하게 그려지고 있다.
주 내용은 애니메이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타키오와 유키노는 이제 비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비가 오면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그런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어서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애니메이션과 자꾸 비교를 하게 되는데.
애니메이션은 그 고독에 대한 감정적 정서가 진하게 묻어 있어 느끼지 못했지만,
소설 속 유카타와 타카오는 주변에 흩뿌려진 인간들의 틈 속에서 나란 존재에 대한 고뇌와 고독을 독자에게 들려주고 있다.
유키노가 학교생활을 잘 하다가 어느 틈엔가 작은 균열로 그것도 뜻하지 않은 작은 사건으로 다시금 예전의 아스러질듯한 모습으로
돌아가거나,
그 외, 타카오의 형은 일본의 젊은 샐러리맨의 비애를 담은 듯하고, 쇼우코 역시 애정에 목마른 듯한 행위를 잘못된 방향으로
표출시키는 모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에피소드들이 섞여서 였을까? 진부한 사람들의 이야기 같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오히려 애니메이션만 보았어도 충분히 그들의 감정에 공감했을 듯하다.
유카타와 내연녀인 체육 선생인 사토와의 관계 역시 알면 재미있지만,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에피소드라 생각한다.
유카타가 동네의 백주 바에서 만난 한 출판사 직원인 남자와 맥주를 마시고 러브호텔로 향하는 장면이나, 타카오의 아르바이트 에피소드 역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 같기도 하다.
애니메이션 의 그 짧은 울림만으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던 건. 그림체와 그들의 분위기 묘사가 좋아서였다.
굳이 구구절절 사연을 설명하지 않았어도 애니메이션은 훌륭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