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에곤 쉴레의 그림이, 책을 더 매혹적으로 만든다.
내가 쓴 글에서조차 내가 자유롭지 못하다면, 도대체 나는 어디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이 점에 대해 깨닫게 해준 작품이다.
나는 늘 나를 꾸며내는 것을 좋아했다. 남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이 완벽하기를 바랐다. 재치 있고 지적이며, 다정한 사람이길 나 스스로에게 요구했다. 계속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한 결과, 대충 어느정도는 그런 사람이게 되었고 그런 내 모습이 좋았다. 그게 내 모습인 줄 알았다. 그것 만이 내 모습 인 줄 알았다.
다자이 오사무는(책 안에서는 다른 주인공으로 묘사되지만 결국 자기 얘기였을거라고 생각한다.) 나와 같이 꾸며서 만들어 낸 모습으로 능청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혐오하지만 결국 자신또한 그렇게 살아가며 그런 자기를 또 혐오한다. 그로인해 평생을 피폐해진 정신으로 우울하게 살아가며 끝내 자살을 택하고 만다.
사람은 우울하고 외로울수록 감수성이 풍부해져가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감수성이 사람을 더 우울하게 만든다. 그 우울조차도 품어낼 수 있는 방법은 나 자신을 사랑하면 된다. 나 자신을 사랑할 때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있게 되고 그 자체로 사랑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다자이 오사무에게는 그런면에서 아쉽지 않았나 싶지만 이런 명작을 써낸 사람에게 누가 누굴 판단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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