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인간의 지도 - 좌뇌와 우뇌를 발견한 인지신경과학의 창시자 마이클 S. 가자니가의 자서전
마이클 S. 가자니가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뇌`라는 한 길을 파내려간 대가가 인생의 끝에서 발견한 것은 `협력과 공존`이라는 메시지였다. 뇌를 중앙통제장치나 만능기계 정도로 묘사하는 뇌과학 장사치들과는 확실히 격을 달리한다. 뇌의 윤리성이나 사회성을 강조하는 이 분의 과학적 시각이 국내에 좀 더 많이 소개되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학교에서 외국문학강독 수업 때 마지막으로 접했던 소설인데 제대로 읽지 못해서 다시 집중해서 읽고 있다..
대를 이어 진행되는 한 가문의 역사적 이야기 속에서 근대 이전의 신화와 이후의 과학이 경계를 넘나들며 신비롭게 연결되고, 정치적 혁명과 사랑에 대한 열망이 엎치락뒤치락 오가며 생기 넘치게 펼쳐진다. 이 모든 요소들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키워드는 `열정`이 아닌가 싶다. 이 열정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동시에 그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을 때는 실패와 좌절을 낳기도 한다. 신화와 과학, 정치와 사랑에 대한 열정은 뜨겁게 생을 불타오르게 하나 그 짧은 순간이 지나면 어느덧 인간에게 찾아오는 것은 긴 고독과의 사투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과연 이렇게 열정이 불타오르는 삶을 살고 있는가?`, 하고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무엇보다 미친 듯이 속도감 있게 펼쳐지는 장구한 이야기의 전개 속에서 이런 거대한 성찰적 문제의식을 담아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마르케스가 이룩한 `마술적 리얼리즘`은 역사 없는 개인들의 감수성만을 추구하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문학양식에 강력하게 대항할 수 있는 대안적 거대 서사로서 그 의의를 둘 수 있을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은 왜? - 1945 ~ 2015
김동춘 지음 / 사계절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친일-친미-반공-성장 세력의 본질을 명확히 밝힘으로써,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사회적 문제를 짚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간명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비교적 쉽고 일관성 있게 논지를 전개해나가며,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을 갖추고 있어 대중역사서로서의 강점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새 읽는 책..
유누스 등이 주창하던 ˝소액대출을 통한 빈민구제˝의 실상을 폭로하는 책이다.
실제로 소액금융기관에서 일을 하던 사람이 쓴 책인지라 신뢰가 간다. 저자는 내부고발자인 셈인데, 이 책을 쓰고 나서 닥쳐올 후폭풍을 상당히 두려워했다고 한다.
책의 서두부터 저자의 울분에 찬(!) 목소리가 상당히 인상깊게 다가온다. 그만큼 내부에서 비판하는 목소리를 이 금융기관의 옹호자들은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회과학 서적이지만 객관적 통계수치나 자료보다는 저자가 실제로 일하면서 겪었던 상황이나 경험이 어우러져 있어서 꽤나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쿠바, 혁명보다 뜨겁고 천국보다 낯선
정승구 지음 / 아카넷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사상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현실 사회주의 국가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었다.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서적을 읽으면서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데는 익숙했지만, 인민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바라본 체험담을 읽는 데에는 소홀하기 그지없었다. 쿠바에서 사회주의 공화국을 건설한 두 혁명영웅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쿠바라는 땅을 오랫동안 일구어온 인민들의 땀과 눈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이 책은 나의 이러한 무지를 종합적으로 깨닫게 해준 쿠바에 대한 인문교양 에세이 책이다.

 

이 책은 영화감독이자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쿠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직접 여행을 하면서 써내려간 에세이이다. 저자는 여행을 하면서 만나게 된 몇몇 주요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삶에 얽힌 쿠바 문화의 내막을 현실적으로 전달해준다. 때로는 지나치게 신화화되고 낭만화되었던 쿠바의 모습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쿠바 인민들의 언급이 드러나기도 하며, 저자 역시 여행의 깊은 단계에 접어들면서 쿠바에서의 녹록치 않은 삶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쿠바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여행의 말미에 이르기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이 책은 또한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를 중심으로 쿠바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하는 데에도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쿠바의 외양적인 모습을 낭만적으로 묘사한 숱한 여행 에세이 책과는 다른 인문학적 깊이를 이 책은 (그 자신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상당히 탄탄한 내공을 가지고 국제정치적 맥락 속에서 찬란하게 활약한 체 게바라 및 피델 카스트로의 삶과 사상, 통치 전략에 대해 흡입력 있는 전개를 보여준다. 특히 제국주의적인 미국의 통치 전략에 맞서서 사회주의 공화국 쿠바의 지도자들은 어떤 정치를 보여줬는지가 탁월하게 서술된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이르러서는 쿠바를 거울삼아 한국의 현실을 성찰한다. 그는 한국에 만연한 자본주의적 의식과 함께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경제성장으로 부국을 이룩하였지만 엄청난 착취와 빈부격차 속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는 한국의 현실에 대해 묘사한다. 쿠바는 가난하지만 평등한 세상을 이루었고 지금도 그것을 꿈꾸면서 행복을 찾아간다. 물론 쿠바 내에서도 열악한 현실에 대해 분노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제재 등 여러 가지 억압적인 상황들이 점차 해소되고 있는 쿠바의 미래는 그리 암울해보이지 않는다.

 

고통과 고난에 휘둘리지 않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우리의 선택이야말로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진정한 자유란 말이지. 그런 자유야말로 우리가 혁명을 지키고 또 우리 자신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네.” 저자가 만난 한 쿠바 인민의 말이다. 저자는 이 말에 대해 이러한 단서를 단다. “쿠바인들에게 쿠바혁명은 외세가 심은 이념이 아닌, 인민들이 자발적으로 일궈낸 사회이자 문화이자 그들의 정체성이었다. ‘특별 시기’(고난의 시기)를 이겨낸 쿠바의 저력은 바로 쿠바 인민들의 자유였다.” 쿠바의 현실과 꿈, 낭만과 자유 모두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