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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사 최원석의 과학은 놀이다 - 문화와 역사를 가로지르는 놀이 속 과학의 발견 ㅣ 플레이 사이언스 시리즈 1
최원석 지음 / 궁리 / 2014년 5월
평점 :
[과학은 놀이다] 과학의 대중화, 대중의 과학화를 위하여
일상의 작은 놀이 하나에서부터 동서양의 문화와 역사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무심코 놓쳐왔던 생활 속의 과학적 원리를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의 강점은 분명하다. 머리가 질끈 아파올 정도로 복잡한 수식과 생소한 용어로만 도배되어 있던 기존의 과학책과 달리, 이 책은 독자들이 과학을 쉽고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입문서 역할을 해준다. 특히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청소년 독자들에게 이 책이 콘텐츠로서 지닐 매력도와 가치는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저자는 특정한 미시적 문화현상을 소개하면서 거기에 녹아져 있는 거대한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는데, 소단원별로 이러한 설명방식은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어서 구성적인 면에서도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마치 블로그 포스트의 ‘태그’ 기능과 같이 소단원의 앞장마다 과학적 원리의 주요한 키워드를 정리해 놓은 것도 인터넷 세대를 위한 편집자의 친절한 의도로 읽힌다. 풍부한 사진 자료를 첨가하여 읽는 재미를 배가시키고 저자의 설명을 더욱 생동감 넘치게 한 것도 이 책의 장점으로 생각된다.
내가 이 책에서 특히나 흥미롭게 느낀 것은, 과학이라는 것이 단순히 통제된 실험실의 영역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오랜 역사 속에서 경험적으로 체득해온 그 모든 것이 ‘이미’ 과학이었으며, 또한 언제든지 그 경험의 영역 속에서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 재차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관점은 과학을 고상한 지식인들의 연역적 이론과 복잡한 가설에서부터 탈출시켜, 역사와 문화를 이끌어가는 대중들의 창조적인 생활영역으로 이동시킨다. 이 책은 그러한 ‘과학의 대중화, 대중의 과학화’라는 슬로건에 충분히 부합하는 책이라 생각된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저자의 서술에 있어서 몇 가지 생소한 과학용어들이 드문드문 등장하는데, 이를 조금 더 개념적으로 조직화하여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 저자의 문체 또한 청소년이나 학생 독자층에게 읽히기엔 조금 딱딱하고 평이한 감이 있다. 각각의 소단원들을 재치 있게 연결해줄 스토리텔링의 구심점이 없다는 것도 단점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점들이 개선된다면 이 책은 보다 훌륭한 콘텐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